[그래?픽!]날로 늘어가는 피싱 수법…어떻게 변해가나

한 때 유행했던 개그콘서트의 '황해'라는 코너를 아시나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개그를 보여주었던 '황해'는 많은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대중들이 보이스피싱의 수법을 관심 가질 수 있게 해 준 코너였죠. 개그맨들의 유머와 코미디로 웃어 넘길 수 있었던 피싱 수법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여전히 많은 피해를 낳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더 치밀해진 수법으로 사기 행위를 저지르는데요. 피싱의 가장 대표적인 수법으로는 검사나 경찰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며 압박을 하고 금품을 갈취했던 보이스피싱 수법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문자 피싱, 카카오 피싱 등 피싱의 수법은 더욱 더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신종 피싱 수법, 대학 사칭부터 국세청 사칭까지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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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부모인 50대 A 씨는 자녀가 합격한 대학 이름으로 온 합격 안내 문자에 속아 첨부된 URL 주소를 눌렀고 곧바로 핸드폰에 알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A씨의 개인 정보가 빠져나갔습니다. 자녀의 대학 합격이 간절했던 A 씨는 잘 짜여진 사기 각본에 속수무책 당했던 것입니다.
대학 입시철이 한창인 현재, 합격 문자나 등록금 납부 공지 문자를 받았다면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대학 합격 문자를 받았다면 본인이 지원한 대학이 맞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해당 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피싱 사기범들이 대학을 사칭해 합격 조회와 입학 등록금 납부 등을 빙자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일도 흔히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특히 입학 확정을 위한 등록금 예치금 납부 명목으로 자금이체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최근에는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피싱 사기범들이 피해자들의 연령과 경제적 상황, 심리 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회공학' 기법을 활용하여 사기를 행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밖에도 연말정산을 앞둔 직장인에게 국세청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 또한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세청에서 보낸듯한 연말정산 예상 환급금 확인 문자를 받은 피해자가 환급금 확인을 위해 링크를 눌렀지만 순식간에 해킹이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회공학' 기법, 20대 범죄연루·3040대 대출빙자·50대 가족사칭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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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6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이스피싱범들은 위의 사례처럼 연령별로 취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사회공학' 기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 마련 등을 위해 자금 수요가 많은 30대와 40대의 경우 문자로 금융사를 사칭한 저리대출 빙자 사기(29.8%), 자녀가 장성한 50대 이상은 가족 사칭(36.1%), 사회 경험이 부족한 20대 이하는 전화로 검찰을 사칭하여 범죄에 연루됐다고 압박하는 전화(55.9%) 사기 피해에 취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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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는 2006년 첫 피해사례 이후 16년간 다양한 대책과 단속을 세웠음에도 여전히 속수무책입니다. 대검찰청과 검찰청이 조사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1년 7744억원으로 2020년(7천억원)에 비해 11%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검거된 가담자는 2021년 2만6천여명으로 전년대비(3만9천여명) 1만3천여명이 줄어들었습니다.

해외 범죄조직 콜센터, 중국에 과반수

피해액은 늘었지만 검거된 가담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검거율이 낮다는 것인데요. 이는 보이스피싱범 대부분이 해외 등지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뒤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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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보이스피싱 전체 검거인원 2만3670명 중 조직 내 상선급 피의자 검거인원은 626명입니다. 그 중 검거된 범죄조직 콜센터가 위치한 국가별로는 중국(57.9%), 필리핀(26.3%) 기타(15.0%) 순으로 중국이 과반수를 넘었죠.
 

 피해금 회수 가능하지만, 돈 빼돌리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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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급한 건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피해금 회수입니다. 중앙일보와 보이스피싱예방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5.6%가 피해금을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고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보이스피싱 현황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 2353억원 중 피해자에게 돌아간 금액은 1141억원(48.5%)으로 절반이 채 안되는 금액이죠. 즉, 피해자의 절반은 아직도 피해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피해금을 빠르게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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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시행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은행에 구제를 신청하면 별도의 소송 없이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구제신청을 하게 되면 금융사는 보이스피싱이 연루된 계좌를 지급 정지시킵니다. 이 후 금융감독원에서 채권소멸절차공고 후 약 2개월 정도가 소요되면 채권이 소멸되고 피해환급금을 지급합니다. 단, 사기에 이용된 계좌의 피해금이 남아 있지 않으면 환급이 불가합니다. 즉, 사기범이 이미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린 뒤라면 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피해자는 사기범에게 민사소송을 걸거나 법원에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마저도 사기범이 잡혀서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 하에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지난해 정부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근절을 위해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범정부 전문인력 수십명으로 구성된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을 출범시켰습니다.
이 밖에도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을 상세하게 알리는 범죄예방 홍보 동영상을 제작해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https://youtu.be/19nj1XPYa2U)에 공개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의 예방과 수사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보이스피싱범들이 존속히 검거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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