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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사에 바다거북 동원?' 해운대구의 두 얼굴



사회 일반

    '지역 행사에 바다거북 동원?' 해운대구의 두 얼굴

    부산 해운대구청 (사진=부산CBS)

     

    부산 해운대구가 보호 대상인 해양 생물을 지역 축제와 행사에 홍보용으로 사용하려 해 논란이 예상된다.

    동물보호팀을 만드는 등 동물 복지를 강조해 온 기존의 모습과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운대구와 해운대 아쿠아리움 'Sea Life'는 지난달 24일 지역 행사와 관련한 업무 협의를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오는 5월 예정된 모래축제 등 각종 행사에 바다 생물과 관련한 조형물을 설치해 의미를 부여하자고 협의했다.

    해운대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른바 '구남로 명품거리' 준공식에 맞춰 아쿠아리움에서 보호 중인 바다 거북 등 해양 생물을 전시하거나 방류하자고 제안했다.

    구남로라는 명칭이 옛부터 거북이가 많이 살아 붙여졌다는 점을 부각시키자는 취지였다.

    제안을 받은 아쿠아리움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조된 바다생물이 전시 목적 등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치료와 보호 기간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등의 별도의 승인이 없는 한 해양생물 보호·구조 기관은 최장 1년 안에 해양생물을 방생해야 한다.

    결국 아쿠아리움은 바다거북 방류 시점은 임의로 정할 수 없으며 다만 4월 말로 예상되는 방류 행사에 참관하는 하는 게 어떻겠냐며 구청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치료 중인 바다 거북 한 마리를 늦어도 5월 초순쯤 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 행사에 구청 관계자를 초대하는 과정에서 구청이 이를 다소 오해한 것 같다"며 "바다 거북 등을 치료·방류하는 것은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구청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운대구는 최근까지도 "관련 내용을 아쿠아리움과 협의 중"이라고 밝히며 의지를 드러냈다. 동물보호단체는 해운대구의 이 같은 발상은 관련 규정과 동물보호의 의무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해양생물 보호단체인 '핫핑크 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바다거북은 고래류와 함께 대표적인 보호 동물인데 이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건 관련 규정과 동물 보호 의무를 완전히 무시한 행동"이라며 "야생 동물에 대한 접촉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시기에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동물에 대한 기본적 예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게다가 해운대구는 지난해 조직개편에서 '동물복지 전담팀'을 신설하고 애견전용 공원을 추진하는 등 지역 내 동물보호와 복지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앞뒤가 다른 행정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던 중 나온 이야기일 뿐, 구체적으로 추진하려 한 행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아쿠아리움 측과 지역 축제와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나온 단편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며 "아직 구체화하거나 제대로 추진한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논란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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