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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추미애 리더십 손상…정국수습 주도권 상실하나

    • 2016-1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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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팡질팡 제1야당의 분열상 노출로 박 대통령 국면 전환 기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 양자 영수회담이 취소되면서 제1야당 대표 리더십이 결정적 손상을 입게 됐다.

    야권 전체는 단일대오로 정리됐지만 민주당은 1당으로서 정국 주도권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14일 추미애 대표의 전격적인 제안과 청와대의 즉각 수용으로 양자 영수회담이 성사되자 이날 오후 4시부터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추미애 대표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영수회담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였다.

    오후 8시 20분까지 4시간 넘게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추 대표의 독단적 결정을 비판하는 의원들의 강경 발언이 줄을 이었다.

    추미애 대표를 향해 "갑자기 대장노릇을 하려는거냐?" "광을 내러 가는거냐?" "신문에 크게 나고싶어 그러는거냐"라는 등 소속 의원들의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심지어 "추 대표의 비선이 누구냐?"라는 말도 나왔다.

    그 결과 영수회담은 결국 철회됐다. 추미애 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영수회담은 취소됐지만, 애초 대통령에게 전하려던 의사는 전달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1야당 대표로서 박 대통령에게 지난 12일 촛불 민심을 분명하게 전달하려 했는데 이날 의총에서 '박 대통령 퇴진' 당론이 정해진 만큼 그 의사가 전달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결국 당론을 통해 대통령에게 하야 민심을 전하게 된 추 대표가 치른 대가는 너무 컸다.

    다른 야당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했던 양자 영수회담이 더 극심한 당내 반발로 취소되면서 추 대표의 대내외적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게 됐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9월 8일 당 대표에 취임한 직후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 방문 계획을 일방적으로 잡았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되는 일을 자초한 적이 있다.

    이번 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취소사태는 당시와 경위가 비슷해 추미애의 '일방통행 시즌2'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100만 촛불 민심을 업고 박 대통령과 맞서야 하는 야권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지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영수회담 취소와 박 대통령 퇴진 당론 결정으로 야 3당은 일단 단일 대오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대표의 영수회담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의 결단은 100만 촛불 민심을 확인한 것으로 이러한 결단은 보다 공고한 야 3당 공조를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추 대표와 함께 박 대통령 퇴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의총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이제 야 3당 입장이 박 대통령 퇴진으로 통일됐다"고 환영했다.

    심상정 대표는 "야 3당이 국민의 명령대로 박 대통령 퇴진을 관철시키는 데 온 힘을 합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대표 리더십 실종에 따른 제1야당의 위축은 야권 전체 투쟁 동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국 혼란 수습 주도권이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제1야당의 갈팡질팡으로 야권에서 균열과 혼선이 노출됨에 따라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는 늘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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