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좌측)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해 말 안철수 대표의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 이후 어색한 관계를 이어왔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지도부가 손을 맞잡았다.
우상호 더민주 신임 원내대표는 9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는 1당의 원내대표로 충분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양당은 조만간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진상 규명과 어버이연합 불법자금지원 의혹 규명 등을 위한 협력 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20대 원(院)구성부터 야당끼리 잘 협력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만드는데 야당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고 협력을 요청했다.
이어 "박지원 대표는 제가 존경하고 (더민주에서) 모셨던 관계인 만큼 신뢰 하에서 여러 문제를 풀어가는 방향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연세대 학생회장 시절, 연금 해제 직후 이한열 열사의 분향소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던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학생들의 힘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며 웃었는데 저나 박지원 선배님 모두 같은 '김대중 문하생'이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의 뜻과 정신을 기리는데 누구보다 협조가 잘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많은 언론에서 우 원내대표의 운동권 경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시대에 운동권이 아니었던 사람이 어디있냐"고 반문하며 "우 원내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1당 원내대표로 충분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이 더민주에) 잘 협력하겠다. 이번만은 국민을 위해 진짜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를 상징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앞두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우 원내대표는 "빨간색 넥타이는 광주유니버시아드 때 (윤장현)광주시장이 우리 의원들에게 선물하신 그 넥타이라서 그때 박지원 선배도 같이 맸던 넥타이"라며 "광주의 혼을 담았다는 느낌으로 오늘 매고 왔다"며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면담 자리에 동석한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민의당의 상징색인 연두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협력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우 원내대표가 '김대중 문하생'이야기를 하셨는데 저희도 더민주와 충분히 대화하고 야권 전체의 목소리를 키우는 동시에 대한민국 정치를 새롭게 만들어가는데 더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