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지난달 26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20대 총선 대구 동구을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1일 유승민(3선·대구 동구을) 의원의 공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전날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경선 승리를 발표했지만,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는 또다시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 공천자 대회 등 물리적 시간으로 볼 때 21일이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결정할 '마지노선'이다.
◇ 김무성·서청원 등 지도부 전원 공천 확정김 대표(5선, 부산 중·영도)를 비롯한 서청원(7선, 경기 화성갑), 이인제(6선, 충남 논산·계룡·금산), 김을동(재선, 서울 송파병) 최고위원 등 4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은 20일 모두 공천이 확정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이정현(재선, 전남 순천) 의원과 안대희(서울 마포을) 전 대법관은 일찌감치 단수수천을 받았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재선. 경남 김해을) 최고위원을 빼고는 지도부 전원이 공천을 받게된 것이다. 지도부 공천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 '공천 핵심' 유승민, 오늘은 운명의 날새누리당이 현재 경선 지역 외에 공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지역은 ▲대구 동구을 ▲인천 남을 ▲광주 북갑 ▲광주 광산을 등 4곳이다.
인천 남을은 김 대표를 향한 '막말 파문'으로 컷오프(공천 배제)된 윤상현(재선) 의원의 지역구로 현재 후보자 재공모 중이다. 광주 지역은 야당 텃밭이라 공천에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에서는 사실상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만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관위는 20일 전체회의에서 비례대표 후보군 압축에만 주력했을 뿐 유 의원에 대한 논의는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여전히 유 의원의 자진 사퇴를 기다리며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의 자진사퇴를) 나는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안 할 것 같지 않냐"며 "(자진사퇴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서로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칩거한 채 공관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일이 24~25일, 당 공천자 대회가 23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경선에 최소한 이틀은 필요한 만큼 물리적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21일이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할 '운명의 날'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사안이 너무 커지니까 부담스러워서 (결정을) 못하겠다"면서도 "공천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선택은 내일(21일) 오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서 공천 탈락한 친유승민계 조해진 의원(왼쪽부터), 친이계 주호영 의원, 임태희 전 의원. 조 의원과 임 전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주 의원도 공천관리위원회의 재심 거부에 따라 무소속 출마가 예상된다. 윤창원기자
◇ 유승민의 행보는, 친유연대의 가능성은?공관위가 유 의원에 대해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단수추천과 경선, 컷오프 등 3가지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공관위가 유 의원을 단수추천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남은 경우의 수는 경선 결정시 수용 또는 거부, 컷오프시 불출마 또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다.
만약 유 의원이 경선 거부나 컷오프로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다면 이른바 '친유 무소속연대'가 출현하며 총선에서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홍지만(초선, 대구 달서갑) 의원을 제외하면, 컷오프된 친유계는 6명에 달한다.
▲조해진(재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권은희(초선, 대구 북갑) ▲이이재(초선, 강원 동해·삼척) ▲류성걸(초선, 대구 동갑) ▲김희국(초선, 대구 중·남) ▲이종훈(초선, 경기 성남·분당갑)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조해진·권은희 의원은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유 의원의 거취 결정에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컷오프가 확정된 친이계 좌장 이재오(5선, 서울 은평을)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3선, 대구 수성을)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강승규 전 의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과도 연대 가능성이 있다.
친유계와 친이계가 연대할 경우, 20대 총선이 다여다야(多與多野)의 구도로 전개되며 새누리당이 사실상 분당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