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두환 비자금'으로 산 한남동 땅 발견

90년대 초 구입해 2011년 60억에 매각

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사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을 벌여온 검찰이 전씨의 숨겨놓은 비자금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수사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전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을 관리한 정황이 있는 전 씨 셋째누나의 아들 이재홍(57) 씨를 전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이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차명 부동산을 관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국내 유명 조경업체 대표인 이 씨는 그동안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거론된 적이 없는 인물이다.

검찰은 1990년대 초반 이 씨가 전 씨 비자금으로 구입한 서울 한남동 요지의 땅 두 필지를 2011년 60억 원에 매각했고, 이 돈 중 일부가 전 씨 측으로 흘러들어 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관계자는 "정확히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당시 매입자금에 비자금이 유입됐고, 최근에 매각됐기 때문에 입증정도에 따라 전액 환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씨가 전 씨 일가의 다른 부동산도 맡아 관리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어제 그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 씨에 대한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이르면 이날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날 이 씨와 함께 전씨의 차명 부동산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재산 관리인' 1명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이 씨와 전 씨 사이에서 부동산 거래 등을 대리하고 연락을 맡는 등 '매개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비자금 창구로 알려진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 씨에 대해 이르면 오늘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 씨는 경기도 오산땅을 매각하면서 전씨의 차남 재용씨와 공모해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