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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을 위해서라면'…'조현오의 경찰들' 취재방해에 절차 무시



법조

    '의전을 위해서라면'…'조현오의 경찰들' 취재방해에 절차 무시

    검찰 관계자 "과잉 경호 한 번 문제돼 자제요청했는데 또? 어이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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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무전기를 손에 쥔 사복 경관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노무현 차명계좌' 발언으로 유족에 의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2번째 소환을 앞둔 2시가 가까워지자 이들의 표정에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서울 서초경찰서(최해영 서장) 소속 경관들인 이들은 지난달 9일, 조현오 전 경찰청장의 '의전'을 위해 출동했던 경관들 중 일부였다. (5월 9일 CBS노컷뉴스 '조현오 前청장 '각별한 의전' 기사 참조)

    일선 경찰서 간부들이 민생치안을 담당해야하는 업무시간에 조 전 청장을 경호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은지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전직 경찰총수에 대한 '각별한 경호'는 이날도 이어졌다.

    특히 이날 경관들은 검찰청사 출입절차를 무시하고 청사에 난입하는가하면, 조 전 청장에 대해 취재를 이어가는 취재진들을 강제로 떼어내기까지했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조 전 청장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자 취재진들은 차명계좌 발언의 근거와 관련 정보의 입수경위 등을 물었지만 조 전 청장은 "검찰이 우리은행 계좌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며 기존의 입장만을 반복했다.

    이에 '증빙자료를 가지고 왔나',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20억이 들었있다는 사실을 들었나',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할 분이 신중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조 전 청장은 함구한 채 청사로 걸음을 옮겼다.

    조 전 청장이 입을 다물자 주변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180cm가 넘는 장신의 경관 4~5명은 질문을 던지며 조 전 청장을 따르던 취재진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조 전 청장이 청사 정문으로 들어간 뒤 온몸으로 문을 막아 임의로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조 전 청장에게 여기자의 가슴을 팔로 밀어내는 한편, 조 전 청장 가까이 따라붙는 기자들 역시 팔로 밀어 떼어냈다.

    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출입증으로 교환하고 이를 제시한 뒤 출입해야 하지만, 이들은 이를 무시하고 청사 방호원들에게 출입경위를 밝히지도 않았다.

    조 전 청장의 의전이란 오로지 한가지 목표 앞에 검찰청사 출입규정이나 국민의 알권리는 깡그리 무시됐다. [BestNocut_R]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신재민 전 문화관광부 차관 등의 조사 때도 유사한 취재경쟁이 벌어졌지만 검찰 방호원도 아닌 경찰관들이 취재를 방해한 경우는 없었다.

    조 전 청장을 온몸으로 비호한 현직 경찰관의 소속와 이름, 취재진을 막아선 경위를 물었지만 이들은 "신분을 밝힐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출입규정을 지키지 않은 이유를 묻자 "무슨 근거로 청사를 빠져나가려는 나를 막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취재결과 이들은 조 전 청장의 경호를 위해 두번째로 청사를 찾은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로 밝혀졌다. 현장에 있던 안상길 서초경찰서 강력계장은 "무슨 일이 있었는가? 누가 이곳에 출동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발뺌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청장의 첫 소환 때 경관들이 업무시간에 경호를 벌여 문제가 돼 서초서 쪽에 자제를 요청했다"며 "그런데 또 이런 식으로 경호를 편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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