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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군법무관 "軍 종북앱 삭제, 군인들이 우습게 볼것"



국방/외교

    前군법무관 "軍 종북앱 삭제, 군인들이 우습게 볼것"

    - 판단기준 모호, "나꼼수가 불온?"
    - 군인수준 무시, 실효성도 없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웅 변호사 (불온서적 헌소 군법무관)

    군대에서 “스마트폰의 팟캐스트 또는 애플리케이션들 가운데 일부를 삭제하라.” 이렇게 지시를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친북 혹은 종북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이 대상이 된 앱 중에는 그렇게 보기 어려운 앱들도 끼어 있어서 지금 논란입니다. 이분은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요. 지난 2008년 국방부가 불온서적을 지정하자 거기에 대해서 헌법소송을 냈다가 강제 전역조치 된 분입니다. 당시 법무관이었던 박지웅 변호사 연결을 해 보죠.

    박지웅

     

    ◇ 김현정> 이번에 이른바 종북 앱이라고 지정된 게 몇 개나 되는 거죠?

    ◆ 박지웅> 지금 11개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나는 꼼수다, 팟 캐스트를 비롯해서 가카 퇴임일 카운터 등 여러 개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범민련남측본부, 애국전선, 김정일 월드, 스마트 촛불 이런 것들 보이네요. 일단 그 애플리케이션들이 정말 친북·종북앱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불온하다고 친다면, 현행법상 삭제지시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박지웅> 이게 헌법재판소에서 지난 2010년도에 결정을 하기를 군인사법과 군인복무규율 16조 2라는 조항을 근거로 해서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여 지는데요. 이 조항에 따르면 불온한 표현물에 대해서 소지를 하거나 또는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또 그걸 취득하는 경우 신고를 하도록 규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현행법 자체가 위헌성이 있냐, 없냐 문제는 별개로 하더라도 현행법 자체로 봤을 때는 법적 근거는 있는 거죠.

    ◇ 김현정> 불온서적을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가 합헌 판결을 내렸었거든요. ‘군인의 정신력 저해를 막기 위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렇게 판시를 했는데, 그런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서 이번 애플리케이션도 불온한 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논리더라고요.

    ◆ 박지웅> 그렇죠. 그러니까 불온하다 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지난 헌재에서 결정을 내리기를 이것이 합헌적이라고 했으니까 국민들이 따라야 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됐고 지난 2010년도 10월 달에도 그래서 불온서적을 추가로 19권을 지정했던 것이 일선 부대에서 있었는데, 이러다 보니까 계속 황당한 일들이 생기는 겁니다. 불온하다라고만 하면 어떤 것들은 다 읽게 할 수가 없거나 또는 방송도 못 듣게 하는 이런 사태들이 계속 발생을 하고 있는데요. 지금 헌재가 이렇게 결정을 내려버리고 나니까 더 이상 국민들이 막을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불온에 대한 기준이 지금 고무줄 잣대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지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 종북 앱이라고 지정된 것들 중에, 이게 좀 불온한가 싶은 앱들, 어떤 게 눈에 띄세요?

    ◆ 박지웅> 아마 위에 분들이 보시기에 다 불온하다고 생각을 하시겠습니다만, 나는 꼼수다 같은 경우도 그게 사실 불온한지 그 자체도 의문이고요. 가카 퇴임일 카운터 이런 걸 보면 그냥 사실적으로 대통령께서 퇴임하는 날짜를 카운팅을 해 놓는 그런 하나의 앱이거든요. 그게 왜 불온하다라고 하는지 저는 그게 좀 잘 납득이 안 갑니다.

    ◇ 김현정> 제가 국방부 입장을 전하자면 이런 겁니다. “장병은 국군통수권자의 적법한 명령에 복종을 해야 되는 의무가 있는데, 그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것, 그런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런 얘기인데요..

    ◆ 박지웅> 그러니까 지금 말하시자면 나는 꼼수다가 국군 통수권자를 비판하니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우리 군인들이 대통령한테 충성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반 정도 맞는 말입니다.

    우리 군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헌법적인 질서에 대해서 수호를 하겠다라고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것이지, 어떤 특정정권에 대해서 특히 지금 현 정부가 들어와서 무능하고 이런 부패한 정권이라고 보이는데 그런 정권에 대해서 충성을 할 의무가 있겠느냐, 이런 문제는 좀 별개인 것 같고요.

    그리고 어떤 특정한 정권에 대해서 충성하는 것이 군인의 헌법적 의무는 아니고, 헌법적 질서와 그 가치를 수호할 의무를 통해서 어떤 자유민주적인 가치를 수호한다. 이것이 군인들한테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정부 비판적인 앱을 불온한 것이라고 본 것부터 문제고, 군인들을 좀 무시한다. 이런 생각도 드시는 거예요?

    ◆ 박지웅> 맞습니다.

    ◇ 김현정> 국방부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도 하냐면 “우리 군인들이 군인으로서 가져야 할 가치관이나 안보관, 대적관 여기에 훼손되는 사이트나 앱을 보고 듣고 이러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지웅> 우리나라 군인들을 너무 지나치게 무시를 하시는 것인데.. 이게 “정신전력 유지에 반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지금 세계적인 학력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일선 장교들이나 부사관들이나 밑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조치하는 걸 우습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박지웅> 그러니까 가령 <나는 꼼수다="">라는 방송을 들었을 때 과연 그것이 불온하냐, 아니냐 판단은 별개로 하더라도 그 자체를 가지고 나는 부대 밖에 나가서 얼마든지 들을 수 있고 또 다시 다운 받아서 들을 수도 있는데 영외에서 생활하면서는 듣지 못하게 한다, 이 자체도 일단 실효성도 없거니와 그 다음에 이런 내용이라고 하는 게 분명 현 정부가 뭔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그걸 감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밖에는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거죠.

    ◇ 김현정>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지웅> 맞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군의 꼼수로 본다.. 이런 청취자 의견도 들어오네요. 국방부는 “몇 가지 지정한 것 외에도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런 사이트에 대해서 차후에 종합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이런 입장을 지금 공식적으로 내놨는데요. 군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어떤 걸까요?

    ◆ 박지웅> 군에 관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잊지 말아야 될 것은 군인은 제복 입은 시민이라고 하는 점입니다. 시민으로서 누려야 될 어떤 시민적인 정치적인 권리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가로막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이고. 그리고 이런 것에서부터 군에서 벗어나야 된다, 시대의 변화에 대해서 군이 계속 발맞춰 나가지 않는다면 점점 도태될 것이고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하나 생기면 얼마나 사람들이 군에 대해서 비웃고 깔봅니까. 이런 사태를 우리가, 우리 국가가 지금 나가야 될 방향들을 군이 함께 발맞추어 나갈 필요가 있는데, 이런 것들부터 문제가 생겨버리면 시민들로부터 어떤 신뢰를 받을 수도 없고요. 그리고 이런 행동 자체가 실효성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위를 해서 아래 있는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살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런 반론도 가능합니다. 시민이기도 하지만, 안보라는 특수목적으로 모인 특수집단 아니냐, 군기도 중요한데 이렇게 다 허가해 버리면 너무한 거 아니냐?

    ◆ 박지웅>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기가 뭡니까? 결국은 자유민주적인 가치, 대한민국의 어떤 헌법적 질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어떤 국가기관에 대해서 방어를 하는 것, 이런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하나의 특정한 정권에 대해서 우리가 그것들을 가지고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질서, 그 가장 핵심적인 질서를 어떻게 존중할 것이냐.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되겠죠. 그 자체가 정신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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