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부러진 화살' 법원의 소통 행사 쓴소리만 쏟아져(종합)



법조

    '부러진 화살' 법원의 소통 행사 쓴소리만 쏟아져(종합)

    서울중앙지법 '소통 2012 국민속으로' 행사 개최

    dd

     

    “국민과 함께 하는 법원, 국민을 위한 법원 이런 말은 다 필요없습니다” 2시간 반 만에 마이크를 잡은 그는 거침없이 법원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사법피해자들의 모임인 ‘좋은사법세상’의 최종주 공동대표였다.

    ‘시민과의 대화’ 순서는 결국 ‘예정되지 않은’ 시민의 참여로 잠시 중단됐다. 서울중앙지법(이진성 원장)이 6일 서초동 법원종합청사에서 개최한 ‘소통 2012 국민속으로’ 행사는 사실 처음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그동안 재판에 불만을 품고 있던 소송 당사자와 사법피해자 다수가 참석해 억울함과 분노를 큰 소리로 호소한 탓이다. 진행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병철 기획법관은 “토론할 기회를 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여러 번 요청해야 했다.

    숨진 아들과 관련한 재판결과에 불만이 있다는 50대 남성은 아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단상으로 돌진하다 법정 경위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결국 시민과의 대화 순서에서 발언권을 얻은 최 대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 모든 소송 당사자들의 법정 진술을 녹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사람의 발언으로 봇물이 터지자 여기저기서 마이크를 요구하는 참가자들의 고성이 이어졌다.

    준비된 행사는 예정보다 40분을 넘겨서야 끝났다. 마무리 발언을 위해 단상에 선 이진성 원장은 "법원에 의해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여러분들의 의견과 울분을 저희가 십분 이해한다"며 "아낌없는 의견과 비판에 대해서 감사 말씀드리고 앞으로 국민들께서 법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소란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법원 관계자들에게 억울함이 서린 서류 뭉치를 전달하고, 또 다른 참가자들은 고성과 함께 분통을 터트렸다. 어떤 참가자는 분을 참지 못한 듯 웃옷과 양말까지 벗은 채 맨발로 항의하기도 했다.

    dd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패널들이 한목소리로 조언한 것은 “법원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화 ‘부러진 화살’에 대한 대중의 호응은 사법부에 대한 불만 표출로 봐야 한다”며 “언론에 보도된 막말판사, 효율과 속도 중심의 재판, 좀도둑에게는 실형, 수백억을 횡령한 재벌 총수에게는 집행유예를 내린 데서 비롯된 ‘유전무죄, 무전유죄’ 인식이 법원에 대한 불만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이어 “결론이 옳다 하더라도 절차에 불만을 가지면 재판에 승복할 수 없다”며 “정의의 여신이 든 칼이 휘어지고 저울이 기운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분노하는 대중에게 ‘당신은 법률관계와 사실관계를 잘 모른다’고 하는 건 적절한 해답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BestNocut_R]

    영화 ‘미술관옆 동물원’, ‘집으로’ 등을 연출한 이정향 감독은 “현행법과 재판과정에서 범죄 피해자는 자신보다 가해자가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며 “법원은 피해자가 위로와 치유를 받도록 하는 기능을 해줘야 함에도 오히려 2,3차 피해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