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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원전 신앙, 국제민심 역행하나



정치 일반

    MB의 원전 신앙, 국제민심 역행하나

    [포인트뉴스]

    김중호 기자가 매일 아침 그날 있을 뉴스의 핵심을 꼭 짚어드립니다. [편집자주]

    21일 오늘은 미국 뉴욕에 있는 UN본부에서 연설할 이명박 대통령을 주목해야 되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UN총회외에 UN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에도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는 이유가 돼선 안되고, 환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곤경에 처한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안전하고 더 신뢰성 높은 원자력 에너지 확보는 계속 필요하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의 수호천사로 자처하고 나선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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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도쿄 중심, 원전반대를 외치던 6만명의 인파

    그러나 전 세계인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에 동감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9일 도쿄 시내에서 6만명의 인파가 참여한 원전 반대 시위가 열렸다.

    원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원전에 작별을 고하는 1000만 서명 시민회''가 일본 ''경로의 날'' 휴일을 맞아 도쿄 도심에서 시위를 벌인 것.

    경찰 추산 2만 명, 주최측 추산 6만 명의 인파가 몰려 "사요나라(안녕) 원전" 구호를 외치며 플랜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이 행사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와 가수 가토 도키코(加藤登紀子) 등 유명인들도 참석했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소극적인 일본인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일본 사회가 얼마나 간절하게 원전반대에 매달리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장면이다.

    일본여론조사회가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도 원전을 즉시 혹은 단계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응답이 80%를 넘기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전일본의 여론임을 뒷받침했다.

    원전에 대한 반감은 후쿠시마 사태가 발생한 일본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2일 원전 강국 프랑스 남부 님시(市) 인근에 있는 마르쿨 원자력발전소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으면서 전 유럽이 바짝 긴장했다.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는 원전안전 신화에 독일, 스위스에서는 궁극적인 원전 포기 선언이 나오는등 반원전을 외치는 목소리가 한층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 이명박 대통령 연설 하나로 국제적 민심을 잃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원전에 대한 신뢰와 신념은 이미 여러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진바 있다.

    지난 5월 17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전 포기는) 인류가 기술면에서 후퇴하는 것"이라며 "더 안전한 원전을 만들어내야지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비행기 사고율이 낮지만 치사율은 높다. 그렇다고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세계 원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전세계적인 반원전 분위기가 결코 달가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아무리 ''국익''차원에서 원자력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싶다하더라도 국제연합, UN의 창설이념이 무엇인지 우선 곰곰히 되새길 필요가 있다.

    UN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최우선하는 단체라는 점을 창립이념에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BestNocut_R]

    국익을 위해 어떤일도 서슴지 않는 강대국들도 UN에서 만큼은 명분과 당위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다.

    이런 UN무대에서 현재 전세계인들이 안전에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이 대통령이 먼저 총대를 메고 변호에 나서는 것은 과연 국익에 합당한 자세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얼버무리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국제 외교무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대통령이 ''순박하게'' 원자력 발전의 전도사로 자처하고 나서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큰 손상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지나친 신뢰가 지나친 우려보다 더 무서운 이유

    이 대통령의 원전에 대한 신념이 정부의 원자력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행정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원전의 포기를 ''인류 기술의 후퇴''로 규정한 상황에서 어떤 관료들이 원전의 위험성이나 안전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UN은 지난 14일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세계보건기구(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의 첫 번째 교훈은 어떠한 유형의 사고 가능성이 있는지를 지나치게 낮게 가정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각적인 원전폐쇄 주장의 비현실성만큼이나 맹목적인 원전신앙이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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