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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와 손으로 고엽제 살포…작업 뒤엔 강에다 버려"



사건/사고

    "헬리콥터와 손으로 고엽제 살포…작업 뒤엔 강에다 버려"

    고엽제 폭로 전 주한미군 "해로운 줄 알았다면 살포하지 않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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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칠곡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립 의혹을 폭로한 전 주한미군 스티브 하우스와 필 스튜어트 씨가 경기도 파주시 미군부대 터를 방문해 고엽제 살포 사실을 증언했다.

    26일 오전 파주시 파평면 마산리 논 주변에 차를 세운 채 마을 지형을 둘러보던 스튜어트 씨의 얼굴은 시종일관 침통했다. 그의 뒤를 하우스 씨가 지팡이를 짚고 따랐다.

    스튜어트 씨는 논과 들판을 눈으로 더듬으며 "당시에는 언덕에 나무나 풀이 없었지만, 지형으로 봐서 이곳에 캠프 이튼 알렌 부지가 있었던 것 같다"며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부대 근처 마을 이름인 '반고지'라는 단어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헬리콥터를 이용해 최대 10~15갤런의 고엽제를 살포했고, 부대 주변 등 DMZ 밖에서도 병사들이 직접 손으로 고엽제를 뿌렸다"고 증언했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DMZ 밖에서도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것이다.

    앞서 방문한 파주시 광탄면 하나로마트 주차장에서 그는 "캠프 피터슨 기지 내 수송부에 고엽제가 드럼통으로 200~300개 저장돼 있었다"며 "살포 작업이 끝나면 빨래터 같은 곳에서 장비를 세척했고, 남은 고엽제는 하천에 흘려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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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엽제에 노출된 장화가 고무처럼 녹아내리는 걸 봤다는 스튜어트 씨는 "당시 '약품'이 강력한 성분"이라고 생각했지만, 미군 측은 '먹고 마시고 양치까지 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BestNocut_R]

    반고지 마을 주변에서 마을 주민 김남영(76) 씨를 만났다. 마을 토박이인 김 씨는 40여 년 전 큰아들을 소아마비로 잃었다.

    스튜어트 씨는 "김 씨 아들이 고엽제에 영향을 받아 사망했을 수도 있다"며 "고엽제가 얼마나 해로운지 알았다면 병사들에게 살포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임진강 변에서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주한미군이 고엽제로 인해 고통 받아 사망했다"며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고엽제 살포 사실을 밝히고 당시 근무한 주한미군의 피해를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7일 경북 왜관 캠프 캐럴 기지를 방문해 고엽제 매몰지를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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