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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보 가물막이 유실 전 날, 무슨일 있었나



날씨/환경

    강천보 가물막이 유실 전 날, 무슨일 있었나

    주민들 '급하게 서둘러 물길 열어 모두 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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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에 하도 시끄러워서 항의했어요. 비온다고 부랴부랴 물길 열더니 결국 다 유실됐네요."

    30일 가물막이(임시물막이)가 유실된 경기도 여주군 강천보 4대강 공사 현장.

    강천보를 사이에 두고 총 길이 300m, 4.2m 높이로 설치된 임시가림막은 센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절반 이상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전날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급격히 강물이 불어나고, 상류인 충주댐이 방류를 시작하면서 평소 초당 300t에 불과하던 유입량이 3천~3천500t으로 늘어났기 때문.

    충주댐 방류 소식을 들은 강천보 4대강 시공사인 (주)현대건설은 부랴부랴 29일 저녁 8시쯤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가물막이 일부를 열었다.

    보(洑.하천에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 건설을 위해 임시로 쌓아 놓은 토사들을 포크레인으로 일부 치워 물길을 만들었지만, 급격히 늘어난 강물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강천보 사업단 관계자는 "상류쪽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물길을 일부 열었는데 댐에서의 방류량이 많고 집중호우가 내려 나머지 가물막이까지 유실됐다"고 말했다.[BestNocut_R]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강천보 공정률이 92.9%로 일주일 정도면 공사가 끝나 가물막이 전체를 철거하지 않았다"면서 "장마가 예상보다 빨리 시작돼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전에 대비하지 못하고 급하게 서둘러 물길을 열더니 결국 모두 유실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천보 인근에 사는 주민 A 씨는 "야밤에 시끄럽게 포크레인이 왔다갔다 하길래 무슨 일인지 항의했더니 유속이 빨라져 가물막이를 파낸다고 하더라. 미리미리 해야지 강물이 불어난 다음에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B 씨도 "밤새 한숨도 못자게 하더니 이 공사(4대강) 누가 하라고 했냐"면서 "내 세금갖고 누가 이런 공사에 쓰게 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결국 강천보 가물막이 유실은 장마가 절정에 달해서야 시공사 측이 임시방편으로 조치를 취하면서 발생한 문제였던 셈이다.

    여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사전에 장마가 예고돼 있었으면 공사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가물막이를 철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유실됐다"면서 "무리한 공기단축과 공사강행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천보 임시물막이는 지난달 1일 봄비에 200m 구간이 유실돼 장마철을 앞두고 보강공사를 벌인 바 있어 더욱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한편 여주지역에는 29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111.0㎜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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