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3}부산 동아대학교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2012년부터 무용학과를 폐과하기로 하자 이 학과 학생들이 총장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부산문화계에서는 학교의 자본논리로 순수예술학문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이 결국 지역 문화계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제 즐기게 됐는데, 발레를 사랑하게 됐는데...마음껏 춤을 출 순 없는 건가요?"
열 살 때부터 지겹게 해온 발레를 대학에 와서야 즐기게 됐다는 동아대 무용학과 1학년 박지희(19)양.
하지만 요즘 박 씨는 발레슈즈를 벗어던지고 학교 총장실 앞에서 5일째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 씨는 고등학교 시절 각종 콩쿠르를 휩쓸어 부산지역 어느 무용과도 입학할 수 있었지만, 동아대 무용과 출신 선배들의 명성을 듣고 주저 없이 동아대를 선택했다.
하지만, 춤에 대한 열정과 희망은 입학 석 달 만에 절망으로 바꿨다. 학교측이 2012년부터 무용학과를 폐과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폐과 결정 이후 부모님도 나도 무용학과 전교생 86명이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무용인구가 줄어들어 과 존립에 문제가 있으면 학교측은 해당과 교수와 학생들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학생모집이 안된다고 과를 없애버리기로 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명백한 사업가, 독재의 논리이지 학문을 장려하고 가르쳐야 할 학교의 모습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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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을 전공하는 4학년 이지현(23) 씨는 줄줄이 있는 무용단 시험을 앞두고 아직 작품을 끝내지 못했다. 학교측의 갑작스러운 폐과 결정에 무용과 수업이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용수로 취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만 한다.
이 씨는 "일단 폐과가 됐다는 것 자체가 동아대 무용학과 수준이 낮아서 없어졌다는 편견이 생기기 쉽고, 전국을 무대로 각종 무용단 오디션을 볼 때도 과가 없어져서 취업이 힘들 것"이라며 "무용계는 어떤 선생님께 배우느냐, 또 학교 인맥이 중요한데, 폐과 결정은 기존 무용학과 학생들에게 ''사회생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무용학과 전교생 86명은 지난달 30일부터 동아대 승학캠퍼스 대학본부 2층 총장실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학교 정문 앞에서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등을 다른 선보이며 무용관 존립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동아대 무용과의 폐과 결정에 지역 문화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산무용협회 서지영 부회장은 "대학이 자본논리에 굴복해 순수예술학문을 포기하면 자연스레 관련 인구가 줄어들어 순수 예술 분야의 저변이 축소될 것"이라면서 "결국 지역문화영역도 인력 수급, 자체 문화 개발과 전수에 차질이 빚어져 존립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BestNocut_R]
동아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2012년부터 무용학과를 폐과하고, 예술대학 내 조각학과도 현재 40명 정원에서 20명 줄이기로 했다.
철학과와 윤리문화학과 도 각각 10명과 5명을 감원하는 등 대부분 순수예술학문 분야의 인원을 축소했다.
반면, 공대의 건축학과와 예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생활과학대 패션디자인학과를 합쳐 하나의 단과대학인 건축·디자인·패션대학을 만들고 모집인원은 5명 증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