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벌이던 공방이 거센 설전으로 번지고 있다. 홍 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별 X이 다 나와서 설친다"고 저격하자, 임 회장은 "검찰청이 아니라 병원에서 검사해보라"고 맞섰다.
6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도 모르냐는 말이 그렇게 아팠나"라며 "의사가 힘들어 용접공으로 직업 전환하는 사람도 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의사증원에 찬성한 이재명 대표는 겁이 나서 인신공격 못하고,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라고 했다.
홍 시장은 "세상이 어지러워 질려니 별 X이 나와서 설친다"라며 "막가는 사람이라 듣기는 했다. 파업 교사(혐의)로 고발돼 조사중이라는데, 그냥 팍 집어 넣었으면 세상 조용해 지겠는데"라고 했다.
홍 시장은 "50여년 전 하숙집 동료가 한 일을 묵과하고 말리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고백을 공범으로 몰고 파렴치범으로 모함하는 지능으로 의사라는 지성인 집단을 이끌 수 있겠나"라고도 했다.
홍 시장의 발언은 최근 의대 증원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자 임 회장 역시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홍 시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그는 "대구시장님께 사과 드린다. 약물이용 데이트 강간에 공모했다는 혐의는 '본인 주장에 의하면' 전혀 법적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공범도 아니고 파렴치범도 아니란다"며 "'너무나 깨끗한' 대구시장님께 사과드린다"라며 표면적으로는 사과글을, 실제로는 저격글을 이어갔다.
임 회장은 이어 해당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고 홍 시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원하시면 앞으로도 시장님의 깨끗한 인격을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했다.
또 '임 회장과 상대하지 않겠다'는 홍 시장의 사진을 올린 뒤에는 "금방 마음이 바뀌었나 보다. 사람이 자주 달리지면 검찰청이 아니라 병원에서 검사해봐야 한다"며 홍 시장을 겨냥했다.
홍 시장과 임 회장은 의대 증원을 놓고 며칠째 온라인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 증원에 국민 80%가 찬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유독 의사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다"고 적었다.
그러자 다음날 임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돼지 발정제로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시장을 하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인데 세금 한 푼 안 깎아주는 의사들에게 공인 운운하고 히포크라테스 선서 운운한다"고 받아쳤다.
전날에는 홍 시장이 "논리에서 밀리면 음해로 인신공격하는 것은 저열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는 못된 짓"이라며 "의사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그 수준을 의심케 하는, 시정잡배나 다를 바 없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자 다시 임 회장이 "정치인이 검사임용 결격 사유인 약물이용 데이트 강간 모의에 동참한 것도 경악할 일인데,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수준 운운한다"며 "부디 자중하길 바란다"고 올리며 날선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