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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도 부담, 쇼핑은 사치" 고환율에 유학생 '한숨'

사건/사고

    "외식도 부담, 쇼핑은 사치" 고환율에 유학생 '한숨'

    '강달러 직격탄'
    美유학생 "생활비 걱정…비행기표 비싸 한국行도 주저"
    중소업체들도 "수입 물가 오르고 매출 추락…죽을 맛"

    연합뉴스연합뉴스
    3년째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유학 중인 류모(28)씨는 여전한 고물가에 최근 심화된 강달러·고환율 환경 속에서 시름이 깊다. 류씨는 "조교로 일해 받는 월급의 절반으로 월세 값이 나가서 부모님이 금액을 일부 지원해주는데, (고환율로) 체감하는 지원금액이 줄어들어 걱정된다"고 했다.

    류씨는 "가뜩이나 생활비가 빠듯한데, 최근 한국 가는 비행기 표를 사려고 봤더니 2800달러(약 380만 원)여서 상황이 비슷한 유학생들끼리 '이제 한국도 못 들어가겠다'고 말했다"며 한숨 쉬었다.

    유학을 준비하는 이들의 걱정도 크다. 오는 8월 플로리다 대학에 입학 예정인 조모(31)씨는 "(현지 지인들에게 물으니) 한 번 외식하면 기본 18~20달러를 쓰고 팁도 점심 15%, 저녁은 20%정도 줘야 한다더라"라며 "월세, 식비와 달리 옷은 선택의 영역이라 생각해 찢어진 게 아니라면 사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가을부터 미국 텍사스주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예정인 이모(28)씨도 이미 유학 준비 비용으로 거액을 지출한 터라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고환율 상황이 현실적 불안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 동안 이씨는 토플, GRE(대학원 입학 자격시험), 6개 대학 원서비 등으로 1천만 원 넘게 지출하며 달러 강세를 실감했다. 시험 비용이 달러 가치와 맞물려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환율이 언제까지 오를지 잘 모르겠어서 일단 2천만 원만 환전해놨다"며 "당장 1300달러에 달하는 월세와, 그 세배 수준인 보증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텍사스주는 이동하는데 차가 필수라는데, 굴러만 가는 중고차를 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와 맞물려 변화하는 유학준비 비용. 이씨 제공달러 가치와 맞물려 변화하는 유학준비 비용. 이씨 제공
    최근 들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중후반에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달에는 약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 선마저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대비)이 3%대 중반으로 반등하고, 이란·이스라엘 충돌 격화 우려로 국제 유가까지 치솟자 물가 불안이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시기도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시장 긴장이 번지면서 달러 가치가 치솟았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불안 심리가 지난달보다는 완화되면서 3일 원·달러 환율은 13.1원 급락한 1362.8원에 마감했지만, 여전히 작년말 종가(1288.0원)보다 74.8원 높은 수준이다.

    수입 원자재로 부품을 만들어 국내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도 '강달러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추문갑 경제정책본부장은 "외국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를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며 "수입 원자재를 수입해서 내수 판매에만 의지하는 기업들이 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본부장은 "특히 가구 업계의 경우 수입 원자재는 올랐는데 판매 가격을 못 올려 힘들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경우 납품 단가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지만 납품 중소기업이 대기업한테 마음대로 요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구산업협회 김현석 전무는 "환율 때문에 부품 값도 올라가고 이제는 물량도 없으니까 죽을 맛"이라며 "(가구는) 원자재 55%, 부자재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경기가 안 좋아서 기업체 매출은 3~40% 떨어지다 보니 폐업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원래 5일씩 돌려야 하는 공장도 3일밖에 못 돌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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