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은 우리가 유발했다
지지율대책회의 유튜브 영상 캡처◇ 김광일> 총선 패배로 이르게 된 결정적인 장면이나 원인은 어디에 있었다고 보세요?
◆ 김재섭> 굳이 따지자면 황상무 수석과 이종섭 대사 논란이었겠지만 곰곰히 생각을 해봤어요. 이종섭 대사 논란이 이 정도 궤멸적 패배를 당할 만큼 중요한 사건이었나.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사건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더 큰 이슈들도 그전에 있었거든요. 그것이 눌리고 눌리고 억눌리고 꽉 막혀버리면서 이종섭 대사 논란이 터지자마자 그게 그냥 기폭제처럼 다 터뜨려버린 것 같아요. '아 그랬었지. 니네 혼 좀 나자' 이렇게 된 것 같아서 저 역시도 정부에 쓴소리 한다고 했지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광일> 눌려 있었던 것들… 아마 그중 하나가 오늘 아침 KBS 인터뷰에서 하셨던 무시무시한 얘기. 김건희 여사 특검 얘기인 것 같은데.
◆ 김재섭> 그렇죠. 그게 무시무시하다는 표현을 지금 쓰시잖아요. 근데 예를 들면 도봉구에서 그리고 전 국민이 그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금기처럼 여겼나요? 아니죠. 유일하게 금기처럼 여겼던 곳은
◇ 김광일, 김재섭> 국민의힘
◆ 김재섭> 이었죠. 국민의힘 지지층도 아니에요. 국민의힘 정당이었었어요. 우리들만 금기였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특검법까지 가지 않을 일에 대해서도 '너네 왜 이렇게 숨겨. 니네 왜 이렇게 얘기 안 해'라고 하면서 야당의 극단적인 요구까지 나오게 되는 상황을 유발했다고 봅니다.
◇ 김광일> 오히려 금기가 됐기 때문에 더 눌렸다?
◆ 김재섭> 예를 들면 제가 "특검 자체를 전향적으로 해야 된다" "특검법을 해야 된다"라고 말하지 않고 "특검법에 대해서 전향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이야기했던 게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저는 가장 최후의 수단이라고 보거든요.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최후의 수단이라고 보는데 왜냐하면 김건희 여사에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은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이 되기 이전에 했었던 그리고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과 결혼하기 이전에 했었던 일들 그러니까 사인 시절에 있었던 일들인데 이걸 특검의 영역으로 다루게 되면 앞으로 모든 정치인들은 일반적인 수사 기관을 거칠 필요가 없이 본인이 사인 시절에 있었던 모든 일들에 대해서 다 특검으로 나눌 수 있는 이번에 선례를 남기게 돼요.
◇ 김광일> 시스템 이외 별도로 하는 게 너무 만연해질 수 있다는?
◆ 김재섭>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요구는 알고 있습니다. '이게 수사가 미흡하다. 이거 왜 이렇게 미심쩍게 처리하냐'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를 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특검법 논의를 하기 이전에도 저희가 자성적 성찰을 하면서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우리가 조금 더 논의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우리가 좀 반성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국민들께 동의를 얻어가면서 특검부터 논의가 돼야 되는 거지 야당이 특검법을 주장하는데 우리가 다 끌려가면서 계속 우리만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논의해보자. 그래 니네가 요구하는 게 뭐야 궁금한 게 뭐야. 그리고 우리는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어. "아, 그거는 니네가 주장하는 건 사실이 아니야" 이 얘기를 해야 되는데 아무도 얘기를 못하고 있었다는 거죠.
◇ 김광일> "여사 리스크에 관련해서 우리가 말을 못 꺼낼 뿐이다"라고 얘기를 한 번 했다가 당내에서 융단 폭격을 맞고 그다음에 말씀을 안 하신 분도 있었어요.
◆ 김재섭>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너무 꽁꽁 싸매지 말자 오히려 그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그리고 이게 충분히 말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내용들이고 또 회초리를 맞으면 될 일을 저쪽에게 총칼을 쥐어주지 말자.
'보수=안보' 깨지지 않도록
◇ 김광일> 다만 김건희 특검은 아마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그때 주 쟁점이 되지 않을까 싶고 당장은 민주당에서 채상병 특검 얘기를 많이 할 것 같아요. 당장 본회의에 패스트트랙으로 부의가 됐기 때문에.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채상병 특검 찬성한다" 이런 얘기를 오늘 아침에 밝히기도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재섭> 찬반을 논하기에는 아직 특검법의 내용들을 다 검토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독소조항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해 봐야 되겠지만 이 문제도 잘 넘겨야 된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일> 적극적으로?
◆ 김재섭> 적극적으로. 왜냐하면 '보수는 안보' 이거를 잘못하면 깰 수 있는 내용이 돼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채상병 특검 관련돼서도 우리가 특검이 되기 이전에라도 수사가 미진하다고 그러면 수사 제대로 해야 되고요. 그 과정에서 예를 들면 권력형 비리가 있었다 그러면 외압이 있었다 그러면 그런 것도 우리가 다뤄볼 필요가 있겠죠. 당연히. 너무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김부겸 하마평은 '좋은 시그널'
윤창원 기자◇ 김광일> 또 하나.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당장 선거가 끝난 뒤에 한동훈 위원장, 정부 쪽에서는 한덕수 총리,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까지. 다 사의를 표명한 상태잖아요. 근데 이 사람들이 비워낸 자리에 누가 들어갈지. 그게 사실 더 중요할 텐데 어떤 컨셉으로 인사가 꾸려져야 된다, 이렇게 고민해 본 게 있어요?
◆ 김재섭> 오전에 나온 기사 중에는 김부겸 전 총리 하마평까지 나오던데 좋은 인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인사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야당의 협조를 구하지 않으면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잖아요. 정권 초기도 아니고요. 정권 중반이 넘어선 시기고 물론 개헌 저지선은 막아놨지만 사실은 모든 사안에 대해서 국회에서 다 발목이 잡힐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적어도 민주당 거대 야당과 우리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인사들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 김부겸 총리의 생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인물이 하마평으로 나오는 건 좋은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광일> 그게 사실 되게 엄청난 얘기인 게 김부겸 총리한테 제안하고 그걸 받는다는 가정을 하고 우리가 얘기를 한다면, 단순히 김부겸 개인 한 명이 거기서 나름대로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김부겸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권한을 넘겨줘야 된다라는 전제가 있는 거잖아요. 그러려면 어떤 전제들이 필요할까요?
◆ 김재섭> 저희가 늘상 이야기하는 책임총리 제도.
◇ 김광일> 인사권 같은 것?
◆ 김재섭> 그렇죠. 그런 부분들에 대한 상당한 권력 이양.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할 거고. 그렇지 않고서 김부겸 총리가 받겠어요? 물론 김부겸 총리가 그것을 받고 많은 비판과 비난이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서 이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그리고 김부겸 의원이 제 생각에는 총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의 정파적 이해에 따라서 민주당 편만 들어주고 절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합리적인 인사이기 때문에 책임총리 제도를 조금 더 이번 기회에 마련한다고 하면 저는 좋은 인사…
◇ 김광일> 다만 김부겸 의원도 어쨌든 당장 민주당에서 정치 활동을 하셔야 되니까 이거 받는다는 게 진짜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일일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다면 정말 국정기조를 완전히 전환하겠다라는 정도의 약속이 있어야 가능할 건데.
◆ 김재섭> 그렇죠.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야당 협조 불가피…그러면 만날 수밖에
◇ 김광일> 이재명 대표가 영수회담을 거론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할 경우 의향이 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사실 그동안은 그게 대통령실 쪽에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어렵다고 봤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 김재섭> 사실은 제가 영수회담의 당위를 인정하면서도 그전에는 약간 꺼려졌던 게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의 만남 과정에서 예를 들면 당시 이재명 대표가 이런저런 재판이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칫 그런 이야기들이 뭔가 그 자리에서 테이블로 나왔을 때 대통령이 수사에 관여를 하게 되는 그런 외형이 될 수 있어 가지고 저는 사실 좀 그게 제일 많이 걱정이 됐었거든요. 그거는 어떤 방식이든 "수사 열심히 하세요"도 문제되고 "수사하지 마세요"도 문제되고 그 이야기가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영수회담의 본질을 완전히 흐릴 거라고 봐서 좀 유보적으로 봤는데 어쨌든 간에 이번에 저희 입장에서는 뼈 아프지만 야당에게 큰 힘을 실어준 거잖아요.
◇ 김광일> 국민들이.
◆ 김재섭> 국민들께서. 그러면 그 국민들이 뽑아준 거대 야당의 당 대표를 대통령이 만나야 될 의무가 생겼다고 봅니다.
의무가 생겼다
◇ 김광일> 의무. 이제는 권리나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의무다.
◆ 김재섭> 예. 저는 당위의 문제로 돼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다가 윤석열 정부가 임기 초가 아니잖아요. 각종 개혁 과제에 드라이브를 걸 만큼 초기만큼의 힘이 남아 있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3년 동안 잘 운영을 해야 되는 상황 속에서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하잖아요. 그러면 대표 만날 수밖에 없죠. 그래야 정부 여당 입장에서도 추진하고 싶은 내용들 야당의 협조 구해서 동의를 구해야 되고 반면에 또 야당에서 필요한 것들 정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협조를 해줘야 되고 그러니까 21대 국회 때 사라졌던 정치라는 것을 복원해야 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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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인터뷰 중 하이라이트 구간만 뽑아 정리한 녹취입니다. 이밖의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나 네이버TV '노컷'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용 보도 시 CBS 유튜브 <지지율 대책회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