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한국 발칵 뒤집은 중국발 소포…'브러싱 스캠'이 뭐길래

  • 0
  • 폰트사이즈
    - +
    인쇄
  • 요약


국제일반

    한국 발칵 뒤집은 중국발 소포…'브러싱 스캠'이 뭐길래

    핵심요약

    복지시설 관계자 이상증세 호소 이후 '정체불명 소포' 공포감 증폭
    무작위 상품 발송 뒤 가짜 리뷰 올리는 브러싱 스캠 사기로 추정
    2020년 미국에 중국발 '씨앗' 소포 배송…대표적 브러싱 스캠 사례
    국내에서도 그동안 대만 경유 중국발 브러싱 스캠 소포 종종 발견

    20일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소방대원이 해당 우편물을 확인하는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20일 울산 동구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소방대원이 해당 우편물을 확인하는 모습. 울산소방본부 제공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는 대만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노란색 소포를 열어본 시설 관계자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테러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다음날에는 서울 중구 명동중앙우체국에서 유사한 소포가 발견되자 우체국 건물 안에 있던 1700여 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같은날 주한 대만대표부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해당 부서는 문제의 소포가 중국에서 '화물 운송'을 통해 발송된 후 대만을 통해 한국으로 전달됐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경찰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독극물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 우편물을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하면서 지난 주말 사이 정체불명의 소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외 우편물에 대한 신고가 전국적으로 총 2,141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462건은 오인 신고로 확인됐고, 수거한 우편물은 679건이다.

    다만, 직원들의 신체이상을 유발한 울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 배송된 소포는 물론이고 나머지 수거된 소포들을 정밀 검사한 결과 아직 독극물이나 독성기체 등 위험물질이 검출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주말사이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정체불명의 소포 사태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으로 인한 헤프닝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식으로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를 말한다.

    통상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자의 평점이나 상품 리뷰를 조작하기 위해 브러싱 스캠이 자주 이용된다. 통상 리뷰 작성 등을 위해서는 직접 상품이 배송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송장번호 등이 필요하다.

    신고된 소포에는 대부분 충전체만 들어있고 내용물은 없거나 립밤 등 소액의 물품만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전형적인 브러싱 스캠 수법으로 추정된다.

    유해 의심 국제우편물. 우정사업본부 제공유해 의심 국제우편물. 우정사업본부 제공
    지난 2020년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 정체불명의 중국발 소포가 무더기로 배송되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브러싱 스캠 사례다.

    당시 해당 소포에는 출처 불명의 씨앗이 들어있었는데 '바이오 테러리즘' 가능성이 거론되며 공포감이 확산됐다. 특히,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한창이었는데다, 소포가 배송된 미국 등 서방국가와 중국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공포감은 배가됐다.

    그러나 확인결과 이 소포에서 발견된 씨앗은 겨자, 민트, 로즈마리 등 일반적인 식물의 씨앗이었다. 또, 이것이 당시 일반인에게는 생소했던 브러싱 스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에 울산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 관계자들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 이상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정체불명의 중국발 소포에 대한 공포감이 증폭됐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브러싱 스캠 사건은 종종 발생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제주 서귀포시의 한 건물에 이번 사태와 마찬가지로 대만에서 발송된 우편물이 배송돼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는데 확인해 보니 내용물이 없었고, 독극물이나 독성기체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이 소포가 배송된 건물로 그해에만 대만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와 우즈베키스탄 등으로부터 모두 8차례 정체불명의 소포가 발송된 바 있었다.

    한편, 이번 사태에서 처럼 정체불명의 중국발 소포가 중국 본토가 아닌 대만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온 이유는 발송자가 대만을 경유하는 '화전우'라는 화물 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우편 시스템이 포화 상태인 중국에서는 해외 화물 발송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화전우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소포들에 적혀 있는 'CHUNGHWA POST' 'PO 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 등은 화전우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뜻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