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사건 100주기가 되는 햅니다.
1923년에 9월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수천 명의 조선인이 학살됐지만, 일본의 진실 규명과 사과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조선인학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행보에 나섰습니다.
한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23년 9월 1일 11시 58분 일본 간토지역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일본 간토대지진으로 약 10만 50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습니다.
또, 약 11만 채의 건물이 완전히 붕괴되고 약 21만 채의 집이 전소됐습니다.
그런데 지진 피해 직후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잔혹하게 학살하는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대지진 직후 혼란의 상황 속에서 일본 정부는 조선인이 내란을 일으켜 화재를 일으키고, 강간과 강탈을 감행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1923년 9월 3일에는 일본 전역에 계엄령을 내리고 조선인을 '내란을 주도한 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녹취] 김종수 목사 /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계엄령을 내각에서 모의한 시각은 지진이 일어나고 난 다음부터 불과 3시간 뒤였습니다. 계엄령을 모의하고 계엄령을 내릴 목적으로 유언비어를 확산 유포한 게 일본 정부였어요."
독립신문에 따르면, 당시 학살당한 조선인은 6661명입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아픔과 맞물려 일본 사회에서 약자였던 조선인들이 피해자가 된 겁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마련한 간토학살100주기 추도 강연회에는 일본NCC 총간사 김성제 목사도 참석해 우리나라와 일본 개신교인들이 간토학살 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김성제 목사 / 일본NCC 총간사
"대학살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게 간토대학살의 상징입니다. 역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시는 재일동포가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여러분이 기도해주시고, 선교 활동해주시고 도와주세요."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종수 목사는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적 아픔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감과 일본 정부의 진실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이어 "100주기인 올해 우리 정부와 한국 교회, 국민들이 함께 관심을 갖고 일본 정부를 향해 진상 조사와 사과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 강연회는 서울에 이어 성남과 천안에서도 열릴 예정입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조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