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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나도 내가 회장될 줄은 몰랐다" 이대호, 판공비 '셀프 인상' 논란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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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나도 내가 회장될 줄은 몰랐다" 이대호, 판공비 '셀프 인상' 논란 해명


    2019년 3월18일에 진행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이사회에서 회장의 판공비를 24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이 10개 구단의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됐다.

    당시 선수협 회장직은 공석이었고 선수협은 차기 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호준 전 회장의 임기가 끝난 2017년 4월부터 2년 동안 누구도 회장을 맡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선수협 회장은 일종의 봉사직으로 여겨졌다. 선수의 권익 보호를 위해 KBO(한국야구위원회)와 구단에 맞서야 하는 힘겨운 자리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회장의 판공비를 올리자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사회 다음날부터 사흘간 선수협 신임 회장 투표가 진행됐다. 10개 구단 선수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이대호가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그런데 투표에 앞서 진행된 이사회에서 판공비를 올리자고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낸 선수는 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였고 처음에는 1억원으로 인상하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수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최고 연봉(25억원) 선수인 이대호가 선수협 회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3월 이사회는 사실상 이대호를 회장으로 추대하는 자리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대호는 자신의 회장 선출을 앞두고 미리 자신이 받을 판공비를 올린 셈이다.

    이대호는 이 같은 의혹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대호는 2일 오후 서울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자신을 둘러싼 선수협 회장 판공비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대호는 먼저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운동에 집중하고자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고 이에 회장직 선출에 힘을 싣고자 회장 판공비 인상에 대한 의견이 모아졌다"고 2019년 3월 이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판공비을 인상하자는 의견은 자신 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의 뜻이었다고 반박했다.

    판공비 인상 논란에 휩싸인 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판공비 인상 관련 해명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또 자신은 회장에 선출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1억원 인상을 직접 발의한 것인지 확인하는 질문에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때 선수들 모두 회장을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고참들이 여러 의견을 제시하다 보니까 나 또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고 다른 선수들도 이야기를 꺼냈다"며 확답을 피했다.

    선수협 사무국이 회장에게 판공비 1억원을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최종 6천만원으로 결정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맞다"고 답했다.

    이어 이대호는 2019년 3월 이사회가 자신을 회장으로 추대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대호는 "처음에 나는 후보가 아니었다. 생각도 없었다. 선수협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해서 그 자리에 나갔다. 최고 연봉을 받는 3명이 후보로 나오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다 같이 의사 결정을 해서 내가 후보가 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회장이 될 줄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선수 수백명이 투표하기 때문에 내가 된다는 보장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당선됐다면 그 선수가 회장으로서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라며 "누가 당선될 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내가 나의 이익만을 위해 판공비를 스스로 인상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당선될 줄 알았다면 그런 말은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대호는 판공비를 법인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받아 사용처를 제시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앞서 김태현 선수협 사무총장이 지난 1일 판공비 현금 지급과 개인 사용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대호 회장의 판공비 지급 및 사용 방식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대호는 이전 회장들도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역대 회장 및 이사진에게 지급되는 비용을 판공비로 명명하기는 했으나 그들에 대한 보수 및 급여로 분류해 세금 공제 후 지급했다. 판공비 이외에 별도로 지급되는 수당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회장 판공비는 그동안 이대호의 개인계좌로 입금됐다. 사용 출처가 명확하게 나오는 법인카드와는 달리 이 경우 증빙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그래도 함부로 쓸 수 없는 돈이다. 선수협 운영비는 각 선수의 연봉 1%를 각출해 조성한다. 여기에는 최저연봉 선수도 포함돼 있다. 선수들은 각자가 낸 회비가 자신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투명하게 사용되기를 원한다.

    선수협 관련 업무를 위해서만 판공비를 사용해왔다는 이대호는 "앞으로 정확한 사용 출처를 알아야 한다. 정확한 카드 내역으로 알 수 있게끔 시정 조치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걸 파악하지 못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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