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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소음에 절반은 '전시용 책'…3억짜리 '시청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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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카페소음에 절반은 '전시용 책'…3억짜리 '시청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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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 1층 로비~2층 '책기둥 도서관' 조성
    새 책 구입 5800권에 전시용 책 2800권 구매
    민원인 드나드는 곳에 카페 운영 소음도 상당
    전문가 "공공건물 활용은 의도 파악부터 명확해야"

    전주시가 청사 1~2층에 설치한 '책기둥 도서관'. (사진=남승현 기자)

     

    전북 전주시청사에 3억원을 들여 조성된 '책기둥 도서관'이 전시행정으로 비롯된 '반쪽 도서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끄러운 시청 로비에 조성된 도서관은 책 상당수가 '전시용'인데다 도서 대여조차도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예산 3억여원을 들여 전주시청사 1층 로비 361㎡ 공간에 '책기둥 도서관'을 조성했다.

    도서구입비엔 7500만원을 들여 책 총 5800권을 구비했다. 이와 별도로 벽면 책장을 채우기 위해 '전시용 책' 2800권을 구입했다. '전시용' 책은 외관상 책처럼 보일 뿐 내용은 없다.

    구입 도서 절반가량은 읽지도 못하는 책이 차지한 것이다. '전시용 책' 구입 예산과 벽면 책장 설치에 2억 3000만원이 투입됐다.

    운영 시간은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법정 공휴일은 휴관이다. 현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주말 운영은 하지 않고 있다.

    책장은 1층 로비의 4면과 기둥 4개를 따라 2층 높이까지 있다. 전주시는 책장 주변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책장 사이에는 조명을 설치하며 흡사 북카페를 연상한다.

    '책, 색깔을 입다', '책, 놀이가 되다', '책, 놀이가 되다', '책, 전주를 품다' 등 각 공간마다 주제가 있다.

    전주시는 여기에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체험놀이 공간과 지역 주민의 커뮤니티 중심의 공간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전주시청 1~2층 로비에 조성된 '책기둥 도서관'. (사진=남승현 기자)

     

    그러나 보기와 달리 '책기둥 도서관'의 실용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도서관의 위치가 각종 민원인이 오가는 1층 로비인 탓에 독서에 한계가 있다.

    1층 한쪽에 자리한 카페에서는 나오는 음료 제조 소리와 음악으로 인해 집중은 더 어렵다.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CBS노컷뉴스가 전주시청 1층을 살펴봤지만 '기둥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드물었다.

    간혹 1층 로비에서 기다리며 책을 집어드는 민원인이 있었지만 장시간 독서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둥 도서관'은 일반 도서관과 달리, 도서 대여도 불가하다.

    전문가들은 공공건축물의 활용은 정확한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왜 책을 읽는 아이들과 시민들의 모습을 시청 로비에서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 '책 읽는 도시', '아동 친화 도시'라는 전주시의 이미지를 위해 시청사에서 꼭 무언가를 하려는 것 자체가 억지스러울 수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타지로 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고민을 더 심도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최근의 도서관 트렌드가 꼭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카페 같은 분위기로 바뀌는 추세"라며 "다소 소음이 있다고 해도 도서관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니며 이용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청 로비에서 도서 대여를 실시하면 '도서관 기능'이 부각되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코로나19'로 도서관 행사가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코로나19'가 완화하면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주시가 '책 읽기 좋은 도서관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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