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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뉴스]재난은 소비를 바꾼다…사스부터 코로나19까지



생활경제

    [딥뉴스]재난은 소비를 바꾼다…사스부터 코로나19까지

    코로나19는 우리의 봄을 앗아갔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하나의 유령이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유령이.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는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첫 머리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 시대에도 맞아 떨어집니다.

    마스크는 일상이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기본 예의로 자리잡았습니다. 우리의 봄까지 앗아간 코로나19가 가증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곧 코로나19를 극복해 낼 것입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낸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앞서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재난과 그 이후의 변화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알리바바 홈페이지 캡처)

     

    ◇ 사스, 중국의 '온라인 시대' 돌입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2002년 11월 중국 광동성에서 시작했습니다. 7개월 동안 32개국에서 8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774명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이 사스는 중국의 인터넷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중국 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INIC)에 따르면 1999년 200만명이던 중국 온라인 인구는 2003년 5900만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전자상거래액도 2001년 44억 달러에서 2003년 280억 달러로 6배 넘게 증가했죠.

    당시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을 생각하면, 이런 인터넷 쇼핑의 성장은 주목할 만 합니다. 현재 중국 온라인 1위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등이 크게 성장하는 디딤돌이 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사진=한국TV홈쇼핑협회 제공)

     

    ◇ 신종플루, 홈쇼핑 전성시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2009년 팬데믹을 선포했던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전 세계 163만명 이상의 감염자와 1만 9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TV홈쇼핑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신종플루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2009년 8월부터 10월까지 홈쇼핑 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0% 증가했습니다.

    통계청이 조사한 소매판매액 기준으로도 2009년 9월 홈쇼핑 매출은 569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4% 증가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죠. 월 판매액이 5000억원을 넘긴 것도 이때가 처음입니다.

    당시 '스팀청소기'나 식료품, 홍삼 등 건강 관련 제품 등이 인기를 끌었고 일부 홈쇼핑에서는 손세정제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기도 했습니다.

    홈쇼핑에 이서 온라인쇼핑도 2009년 9월 매출이 전년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신종플루 전염을 막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기보다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한 쇼핑이 활발해 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진=CU 제공)

     

    ◇ 메르스, 편의점 '재조명'

    메스르(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메르스 감염자는 전 세계적으로 2500여명에 사망자는 861명입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 5월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했는데요. 메스르 당시 주목받은 유통채널은 편의점입니다.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3년 9.4%, 2014년 7.8%에서 2015년 24.6%로 급증했고, 2016년 이후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죠. 물론 2015년부터 편의점 매장수가 크게 증가한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메르스가 한창이던 2015년 6월 기준으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하락을 기록한 반면, 편의점은 29%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배경에는 도시락과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이 있었습니다.

    특히 편의점이 전국 골목골목마다 만든 유통망은 재난 시기 빛을 발했습니다.

    생수와 즉석식품, 휴지와 세제 등 생필품이 편의점 유통망을 통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던 것입니다. 126명의 주민이 사는 전북 순창 장덕마을 전체가 격리 조치 됐을 때, 편의점 유통망이 생필품을 공수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앞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일본에서 편의점은 '라이프 라인(생명줄)'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래픽=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 코로나19, 온라인을 넘어 '언택트' 시대로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월 20일입니다. 이후 74일만인 지난 3일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세계보건기구가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만큼, '종식'이라는 터널의 끝을 아직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은 상태였는데요.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통계청의 '2월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집밥을 해먹는 사람이 늘면서 음‧식료품 온라인 거래액이 1조 4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습니다. 배달음식 등 음식서비스도 82.2% 증가한 1조 123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두 항목은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1월 이후 최대치입니다.

    또 생활용품 온라인 쇼핑도 전년 동기보다 52.8% 증가한 1조 1319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50대 이상이 온라인 쇼핑에 진입한 것도 눈에 띕니다. 이베이코리아가 G마켓에서 2월 2일부터 3월 3일까지 5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 증가율을 분석해보니, 바디‧헤어와 생필품 품목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었습니다. 식품도 70% 넘게 증가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통업계에서는 싹을 틔우던 '언택트(Un+Contact)'가 완전히 자리잡는 계기가 됐습니다. 언택트는 오프라인에서 누구도 만나지 않고 서비스를 받는 '비대면'을 뜻합니다.

    메르스 때 돋보인 편의점도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언택트 서비스에 나섰는데, CU의 경우 3월 배달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 건수가 코로나19 전보다 73.2%나 늘었습니다. 오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이용하는 고객도 전체의 34%를 차지하다보니 서비스를 24시간으로 확대하기도 했고요.

    배달 과정도 언택트입니다. "집 앞에 두고 벨을 눌러주세요"는 더이상 예의없는 행동이 아닙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도, 아무도 만나지 않고도 서비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 된 것입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재난은 소비 행태가 바뀌는 계기가 된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고 강력한 온라인 쉬프트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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