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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갑…첫 민주당 당선자 VS 개혁 성향 보수주의자



사회 일반

    인천 연수구갑…첫 민주당 당선자 VS 개혁 성향 보수주의자

    박찬대-정승연, 21대 총선서 재대결…'214표차 박빙' 재연 관측
    박찬대 "원도심 발전과 촛불 개혁 완수" 강조
    정승연 "현 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 심판해야"

    (사진=페이스북 캡처)

     

    지난 20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에게 당선증을 건네준 인천 대표 보수강세 지역 인천 연수구갑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는 어떤 후보의 손을 들어줄까.

    더불어민주당 박찬대(52) 국회의원과 미래통합당 정승연(53) 인하대 교수가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맞붙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단 214표 차로 승패가 갈렸던 만큼 이번 '재대결'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두 후보는 다른 듯 닮은 점이 많은 후보로 평가 받는다. 두 후보 모두 경제전문가로서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정계에 입문했다. 입문 당시에는 각 당에서 '젊고 유능한 정치인'으로 불렸지만 낙천과 낙선 등 순탄치 않은 정치 초년 시기를 보냈다.

    두 후보의 공통점은 ‘기묘한 인연’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졸업한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데 박 후보 입장에서는 정 후보가 모교 교수인 셈이다.

    하지만 유권자에게 각인된 두 후보의 이미지는 정반대다. 박 후보가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정 후보는 다소 딱딱한 엘리트 학자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연수구갑 후보. (사진=박찬대의원실 제공)

     

    ◇ '연수구 사상 첫 민주당 계열 당선자' 박찬대, 지역 수성나서

    인천 출신인 박찬대 후보는 동인천고·인하대를 나왔으며, 정계 입문 전까지는 '잘 나가던' 공인회계사였다.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동시 합격했고, 금융감독원에서도 근무했다. 회계법인 부대표 겸 경인지역 본부장을 맡을 만큼 인천 지역 경제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통했다.

    안정적인 삶을 살던 그가 정계로 진로를 바꾼 계기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가 그에게는 '진보와 보수, 두 진영 간 목숨까지 내건 사투'로 비춰졌다.

    그러나 정치 활동의 시작은 좌절이 먼저였다. 19대 총선에서는 고향인 남구을(현 동구미추홀구을)에서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 여성 우선 공천 원칙이 적용되면서 연수구에서 지역구를 옮긴 안귀혹 후보에게 공천장을 내줬다. 이를 계기로 연수구에 안착, 민주당 연수구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대 총선 당시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에게 밀린 2위로 나왔지만 개표 결과 214표 차로 신승해 민주당 계열의 사상 첫 연수구 승리라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주부처럼 섬세한 일꾼이 되겠다’는 이른바 '주부정치'론이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당선 이후 초선 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원내 대변인을 맡으면서 국회에 비교적 빠르게 친분을 넓혔다. 바른정치언어상을 받을 만큼 예의도 바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4년간 국회 본회의를 포함해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출석률 100%를 달성한 '개근왕'으로 유명하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도 100% 출석 의원은 한 손에 꼽는다.

    박 후보를 설명하는 데 있어 특유의 유쾌함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5월 원내대변인 수락 당시 "경쟁 아닌 민생, 불통 아닌 경청, 투쟁 아닌 경쟁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대변인이 되겠다"는 소감은 그의 성격을 드러내는 말로 회자된다.

    그는 평소 주변에 "대결보다는 소통과 협력이 이뤄지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의 합리적인 부분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과감한 개혁입법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2017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세금탈루 의혹을 제기하자 이에 홀로 맞서 대응해 김 후보자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일화는 그의 경제·세금전문가다운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는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선거 구호도 "중단없는 연수발전"을 내세웠다. 지난 총선에서의 '주부정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의 사명을 '원도심 발전과 촛불 개혁 완수'라고 정의하고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정승연 인천연수구갑 후보. (사진=정승연 후보 선거캠프 제공)

     

    ◇ 개혁 성향 보수주의자 정승연, 보수 세력 탈환 꿈꾼다

    서울 출생인 정승연 후보는 연세대학교 졸업 후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국립 가나자와대학 경제학 교수로 임용, 정년 보장 교수가 됐지만 이를 포기하고 귀국했다. 조국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의 꿈 때문이었다.

    10여년 전 인천에 안착한 그는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지식경제부 산하 경제자유구역 평가위원으로 활동해 경제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가 선택한 지역구는 5선의 황우여 국회의원이 버티던 연수구였다. 당시 교육부장관 겸 초대 사회부총리를 지낸 황 의원에게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던 시기여서 정치권은 이같은 그의 행보를 '젊은 차세대 정치인'의 패기로 받아들였다.

    이재호 전 연수구청장 등 당내 쟁쟁한 후보들을 누르고 공천장을 받은 그는 지난 총선에서 상대 후보로 나선 박찬대 후보에게 214표 차이로 패배, 낙선했다.

    정 후보는 2018년 탄핵 정국에서 탈당,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젊은 날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살아온 저의 정체성과 모순되는 당에서 더는 있을 수 없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새로운보수당을 통해 정계에 복귀, 이후 범보수 진영이 뭉친 미래통합당 후보로 이번 선거에 나서게 됐다.

    정 후보는 비교적 개혁 성향이 강한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정현배 전 연수구의원이 탈당, 정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은 그러한 그의 확장성이 드러난 결과다.

    정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공천과정서부터 쉽지 않았다.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제갈원영 전 인천시의원과 3파전을 치른 경선에서 2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지만 김 전 청장에게 패배해 공천장을 내줬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김 전 청장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선관위 판단이 나오자 당 공천위원회는 공천을 번복, 정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역전 드라마같은 공천 과정을 겪으면서 선거 조직을 갖춘 정 후보는 최근 말실수로 혹독한 출정식을 치렀다. 그는 지난달 31일 미래통합당에서 유승민 의원이 선거유세를 오자 "존경하는 유승민 의원님이 인천 촌구석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해 ‘인천 비하 발언’ 논란을 샀다. 발언 4시간 뒤 입장문을 내 사과했지만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정 후보는 중도 표심도 아우를 수 있는 개혁적 정치 성향과 동시에 학자 특유의 완고함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날 선거 출정식에서 ‘30여년 경제학자로 살아오면서 보건데 현 정부가 교과서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해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어 심판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그의 출정사는 정 후보 특유의 완고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 연수구갑 선거구는? 원도심 활성화 시급한 '인천 보수의 아성'

    같은 연령대와 경제전문가라는 비슷한 이미지의 두 후보가 맞붙는 인천 연수구갑 선거구는 옥련2동과 선학동·연수1∼3동, 청학동, 동춘3동으로 이뤄졌다. 송도신도시를 제외한 원도심으로 이 때문에 ‘원도심 활성화’가 늘 선거공약으로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도 철도·교통망 확충, 도시재생 사업, 의료·문화시설 확충 등이 주요 공약으로 나왔다. 특히 지하철 '청학역 신설' 사업은 이 지역 최대 현안이자 연수구갑 지역구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청학역 신설은 2012년 수인선 개통 당시 송도역∼오이도역, 2016년 인천역∼송도역 구간이 개통될 때 제외되면서 매 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의 요구가 잇따랐다. 원도심의 소외된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이 때문에 1995년 남구(현 미추홀구)에서 분구된 뒤 연수구는 지난 총선인 2016년까지 20년간 도시개발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보수정당의 손을 들어줬다.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의 서한샘 의원이, 16∼19대까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황우여 의원이 당선됐다. 모두 미래통합당의 전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을 제외하면 보수정당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가뿐히 넘겼다. 황우여 전 의원이 마지막으로 당선됐던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받은 득표율은 53%였다. 당시 자유선진당 윤형모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얻은 결과다.

    연수구에 변화가 시작된 건 2016년 20대 총선서 당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4표 차로 새누리당 정승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이후 부터다. 박 후보의 승리는 당시 범진보로 분류됐던 국민의당 진의범 후보가 19% 넘게 득표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듬해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41%,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20%,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3%,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7%, 정의당 심상정 후보 7%를 연수구에서 득표했다. 그러나 범보수(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와 범진보(더불어민주당·정의당) 구도로 보면 50% 대 47%를 기록해 여전히 보수강세 성향을 보였다.

    지난해 치러진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57%,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가 37%를 득표하면서 점차 민주당 지지 유권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 결과는 16∼19대 지역구 4선을 지낸 통합당 황우여 전 의원이 험지(인천 서구을)로 차출돼 무주공산이 되면서 나왔기 때문에 두 후보에 대한 진짜 평가는 이번 선거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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