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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2갠데…" 학부모들 마스크 확보 '비상'



교육

    "일주일에 2갠데…" 학부모들 마스크 확보 '비상'

    개학 앞두고 교육당국-학부모 반응 '엇박자'
    교육당국 "마스크 착용 후 등교해야"
    학부모들 "구매 어려워…학교 일괄구매" 청원

    '마스크 5부제' 시행 2주차인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한형기자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3명의 자녀를 둔 인천 연수구 주민 A씨는 자녀들을 위한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매주 여러 약국을 돌아다닌다. 5부제에 맞춰 그가 20여일 동안 비축한 마스크는 20장에 불과하다.

    A씨는 "개학 이후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마스크를 구해주는 것 밖에 없다"며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코로나19로부터 학생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놨지만 학부모의 기대와 엇박자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개학 이후 교육현장에 비축된 마스크 고작 1주일 분량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개학 전인 다음 달 6일까지 모든 학교에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 758만장, 면마스크 2067만장을 비축할 방침이다.

    보건용 마스크는 학교에서 확진자나 유증상자가 나올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면마스크는 이상 징후가 없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앞서 지난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방역물품 수급에 차질을 빚는 학교들을 위해 마스크 437만장을 비상용으로 비축한다고 발표했다. 개학이 다가오면서 마스크 부족으로 혼란이 벌어지지 않게 소형마스크 284만장과 중‧대형마스크 153만장을 미리 비축하겠다는 것이다.

    각 지역 교육청들도 자체 예산을 통해 마스크를 비축하고 있지만 모두 해당 지역 학생 수의 3∼4일 분에 불과하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유치원생을 포함해 학생 1명당 4장의 보유가 가능한 확보하기로 결정했으며, 대구시교육청은 최근까지 학생 1명당 3.5장에 해당하는 마스크를 확보했다.

    ◇ 전국 유치원‧초등학생 한달치 마스크 구매비용은 5200억원

    정부와 교육현장의 대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부의 계획처럼 마스크가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전국 유치원‧초‧중‧고교생(미취학 포함)이 660만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주일 분량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개학 이후 자녀들에게 적어도 하루에 1장의 마스크가 지급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하길 바라는 눈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373만명에게 집중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에게만 마스크(소형마스크 기준 900원)를 나눠준다고 가정하면 정부가 확보해야 할 마스크는 1달(20일)치 분량만해도 7500만장에 이른다. 국내 마스크 하루 평균 생산량이 1300만장 내외인 걸 감안하면 6일치 생산량에 해당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223억원이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마스크 구매를 위해 매달 소비해야 하는 돈이기도 하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마스크 구매 관련 청원.

     



    ◇ 학부모 "마스크 공급 창구, 학교나 교육청으로 확대해야"

    교육당국에서 비축이 어렵다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마스크 공급창구를 기존 약국뿐만 아니라 교육청 또는 일선 학교로 확대해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학교나 교육청에서 마스크를 일괄 공급 받으면 학부모가 그 비용을 내겠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초중고생들은 공적마스크를 학교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개학할 경우 학생들이 공적마스크 판매처가 문을 열기 전에 등교하고, 하교 후에도 방과후 활동 등으로 마스크 구매가 힘들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제안자는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이야말로 마스크가 꼭 필요한 대상인데 지금 방식으로 마스크를 판매한다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쿨뱅킹'(각종 비용을 학교 계좌로 이체) 시스템을 활용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스크 구입자의 신분 확인이 간편하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등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우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마스크 구매 욕구는 각종 온라인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종합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데이터랩 통계를 보면 30∼40대 여성이 최근 2달 동안 '출산‧육아' 관련 용품 중 가장 많이 검색한 단어는 '마스크'였다. 이 분야의 지난 1월까지 검색어 1위 단어는 '초등학생 책가방'이었다. '생활‧건강' 관련 상품 검색어 역시 3달째 마스크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스크 구매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거리로 자리 잡은 데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마스크는 이미 그 효능과 효과를 넘어 '심리적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당국은 마스크 공급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매일 모든 학생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건 어려운 만큼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특수학교 학생, 취약계층 등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우선 지급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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