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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권 확보 '실패' 3자 동맹, 남은 3가지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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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주총, 빨라야 올해 하반기…현재 지분율 막상막하
    KCGI '엑시트' 가능성…코로나19로 '제로금리' 시대도 영향
    반도건설 '경영불참' 계약 위반 의혹 …동맹 와해 가능성도

    '3자 연합' 사진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지주사인 한진칼 사내이사에 연임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3자 동맹이 추천했던 모든 이사 후보들은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3자 동맹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추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금까지 40% 넘게 모은 지분을 토대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을 계속하거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을 청산하거나, 최악의 경우 동맹이 해체될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 임시주총 가능성…막상막하 지분율

    3자 동맹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확보를 위해 다시한번 조 회장과 다툴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3자 동맹은 "이번 결정이나 주총에서의 결과가 한진그룹 정상화 여부의 끝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장기전의 포석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3자 동맹은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모았다. 현재 △KCGI 18.74% △반도건설 16.9% △조현아 전 부사장 6.49% 등 모두 42.13%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상법상 임시 주총은 전체 지분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이사회에 소집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3자 동맹은 임시 주총을 요구할 조건을 갖췄다.

    다만 이사회가 임시 주총 개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법원의 판단을 받아 임시 주총을 열 수 있다. 법원은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체로 임시 주총 개최를 허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법원의 허가를 받을 때까지 3개월, 이후 주주명부 폐쇄일을 만들어 임시 주총을 소집하기까지 3개월 등 모두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이다. 즉, 3자 동맹이 최대한 빠르게 임시 주총 개최 절차에 착수해도 하반기에나 열릴 수 있다.

    따라서 임시 주총 개최가 유리할지 아니면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화력을 모을지 3자 동맹의 전략적 판단이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 22.45% △델타항공 14.9% △카카오 1%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3.79% △GS칼텍스 0.25% 등 모두 42.39%로 3자 동맹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 KCGI, 장기투자?…엑시트 가능성 여전

    3자 동맹의 한 축인 KCGI의 강성부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 "펀드의 메인 만기가 10년이고 최대 14년으로, 장기투자로 (한진칼의) 체질을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게 투자철학"이라며 "단기적인 엑시트는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수익을 실현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특성이 있고, 한진칼 주식을 사기 위해 이율이 높은 제2금융권에서 상당량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점 때문에 엑시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KCGI가 운용하는 9개의 펀드 가운데 2개만 존속기간이 10년이고, 나머지 7개는 3년에 불과하다. 존속기간 연장에 대한 내용이 없거나, 있더라도 투자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실상 펀드 운용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KCGI는 5% 안팎의 금리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CGI의 투자목적법인인 그레이스홀딩스의 한진칼 주식 가운데 담보로 잡힌 비중이 7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제로금리' 시대인 상황에서 수익률이 극도로 떨어진다면, 엑시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경영 불참 계약"…반도건설 위반 의혹에 동맹 분열?

    3자 동맹이 강조한 것 중 또 하나는 '경영 불참 계약'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당사자들은 회사의 경영에 있어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각 당사자 및 그 특수관계인이 직접 이사로 참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외부전문가로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경영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 일부를 공개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해서였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3자 동맹의 또다른 한 축인 반도건설의 권홍사 회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한진그룹 명예회장 △한진칼 등기임원 및 공동 감사 △한진그룹 소유 국‧내외 부동산 개발 등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법정에서 드러나 이번 주총에서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5%로 제한되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결국 권홍사 회장의 '계약 위반'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자 동맹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목표하면서 지분으로 맺어진 관계인만큼 권홍사 회장의 일탈은 서로의 신뢰를 깨는 결정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3자 동맹이 내분으로 와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다만 권홍사 회장의 경영 참여 의사가 명백해진 것은 지난해 12월 16일이고, 그 이후인 1월 말 3자 동맹의 계약이 체결된 점을 감안하면 동맹이 유지될 가능성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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