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카테리나 스테파니디 (사진=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의지를 드러내면서 각국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정작 선수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의 여자 육상 선수 카타리나 존슨-톰슨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프랑스의 훈련 시설이 폐쇄돼 영국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대회 참가와 훈련 캠프도 모두 취소됐다"며 "IOC의 당부와는 달리 정부는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고 체육관과 공공 시설은 문을 닫았다. 정상적으로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느낀다"고 적었다.
영국 국적으로 여자 육상 장거리 종목 선수인 제스 주드 역시 "우리가 기록을 측정할 수 있는 대회가 열리는지, 언제부터 훈련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지 누가 내게 알려달라. 어떻게 최선을 다해 준비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SNS 글을 올렸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여자 육상 장대높이뛰기 금메달을 획득한 그리스의 카테리나 스테파니디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OC는 올림픽을 연기, 취소하는 대신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준비하라고만 한다. 올림픽의 정상 개최를 원하지만 만약 안될 경우 플랜B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IO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주재로 종목별 국제경기연맹 대표자들과 긴급 화상 회의를 개최했다. 올림픽 정상 개최 의지를 재확인시키고 각 국제경기연맹에게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IOC는 회의 이후 "올림픽이 4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과감한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 지금은 어떤 추측도 생산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IOC는 6월30일까지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이 마무리될 경우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예선전을 제대로 치를 수 없는 종목의 경우 세계랭킹에 따라 출전 자격을 결정하는 등 올림픽 출전권 부여 방식의 변경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의 연기 혹은 취소를 바라는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는 IOC의 입장에 답답함을 느낄 만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