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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포비아'에 中 입국금지?…'우왕좌왕' 언론



사회 일반

    '코리아 포비아'에 中 입국금지?…'우왕좌왕' 언론

    보수언론, 코로나 확진자 급증하자 정부 비판
    "중국서 오는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하라"면서 코리아포비아?
    "지역명 넣은 'OO폐렴' 사용하는 언론들 자성해야"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부가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한 가운데 일부 보수 언론들의 공포 조장도 선을 넘고 있다. '코리아 포비아'를 강조하며 이제라도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자는 주장인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오후 4시 대비 161명이 늘어 총 763명으로 집계됐다. 자국 132명과 크루즈선 634명을 더한 일본 내 확진자수 766명에 육박한 것으로, 최근 추이상 이르면 이날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춤하던 확진 추세가 대구의 이단 신천지 탓에 급반전하면서 최근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한국행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대부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동아시아 국가를 묶어 외국인의 자국 유입을 제한하는 식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현재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는 이스라엘과 바레인, 요르단 등 6개 나라다. 마카오와 영국, 브루나이 등 9개 나라는 2주 가량 자가격리 조치하거나 의료진의 검진을 받게 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가 전날 오후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한 만큼 앞으로 한국인에게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날 모리셔스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 34명이 격리됐다. 공식 입국 금지는 아니지만 발열 등 감기 증상을 이유로 입국보류 조치를 한 것이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일부 보수언론들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은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코로나19 초기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느라 중국인 입국을 막지 못해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논리였다.

    중앙일보는 이례적으로 1면 상단에 "중국서 오는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그 바로 아래로는 "코리아 포비아…한국인들 비행기 탄 채 쫓겨났다"는 기사가 배치됐다. 조선일보도 1면에 "주말새 확진 3배로 폭증" 기사와 함께 "코리아 포비아, 14개국이 한국인 입국제한"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누리꾼들은 SNS에 이 기사들을 공유하며 불만을 표했다. 한 누리꾼(아이디:SJK***)은 "국내 언론들이 앞다퉈 '코리아포비아'를 내세우고 있다. 자국 언론의 행태다. 지나친 공포 조장에 앞장서고 있다"라며 '어느 나라 언론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TZ2**)은 "전 세계가 한국인을 입국 금지한 것 마냥 여론이 보도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행하고 있는 입국 금지인데 '코리아포비아'를 운운하는 것은 선정적'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확진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신천지'를 꼽으며 신천지 신도들에 대해서 특단의 대책을 취하고 있다는 발언을 문제삼은 언론도 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며칠 새 코로나가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가 신천지 신도 사이에서 자연 발생한 것은 아니라며 창궐지인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림자 전파'가 신천지 신도들을 감염시켰다며 중국을 거친 외국인 유입을 막지 않은 정부를 비판했다.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김강립 부본부장은 이날 중국 입국자에 대한 추가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묻는 질문에 "중국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는 유지한다"면서 "지금의 입국에 대한 절차를 유지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실 국내 확진자 763명 중에서 해외유입 관련 비율은 4.3%(33명)에 불과하다. 신천지가 456명으로 전체의 59.8%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청도 대남병원이 113명으로 14.8%였다. 분류와 조사가 진행중인 약 20%를 제외하면 절대 다수가 신천지와 대남병원 관련자로 분류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1번 환자 이후로 최근에 공식적으로 해외유입 사례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최근에 보고되고 있는 환자들은 다 대구 신천지교회하고 관련된 사례들이 대구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국인 입국 제한은) 제가 한 달 전부터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시기를 놓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막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입국 제한은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지난 20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중국 입국 제한 혹은 대구 봉쇄 주장에 대해 "그건 약간 좀 비과학적인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도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새로운 확진자들의 감염원이 국내 환자인지, 중국 사람인지 원인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역 감염'이라는 용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의학적 주장이 난무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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