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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 달, 지역사회 전파 시작 '장기전' 예고



보건/의료

    코로나19 한 달, 지역사회 전파 시작 '장기전' 예고

    28번까지는 감염 경로 파악… 29·30·31·40번 등 오리무중
    문 대통령·정 총리 "머잖아 종식… 일상 유지해달라"고 했지만…
    메르스 유행 당시와 비교하면 감염자 1/3 수준, 사망자 없어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 당시엔 한 달 지나고 환자 폭증
    "장기전 치를 각오해야… 대응 계획도 상황 맞게 변화 필요"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20일은 지난달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 정확히 1개월이 되는 날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유행 당시의 교훈을 거울삼아 그동안 잘 대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지역사회 전파로 보이는 '비격리감염'이 시작되면서 장기전을 각오해야 하는 모양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는 모두 2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중국 등 외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거나, 기존 환자들의 접촉자로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들이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11일 이후 15일까지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정부 내 기류도 약간은 '안심'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는 듯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제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방역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다음 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초기 불안이 컸지만, 선진 의료기술과 정부 방역망 내에서 잘 관리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정부를 믿고, 안전행동수칙을 참고하면서 일상의 생활을 유지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었다.

    하지만 이틀 뒤인 16일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82세 한국인 남성이 29번 환자가 됐다. 그의 부인 또한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30번 환자가 됐는데, 이 부부는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이 두 사람의 진술과 GPS 동선 분석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접촉자를 찾고 있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도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 있어 감염원을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감염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 성동구에서 해외여행을 간 적도 없고 기존 환자와 접촉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된 40번 환자(한국인, 77세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욱이 지난 18일 확진된 31번 환자가 대구의 이단 신천지 교회 집회에 참석했고, 다음날에는 같은 교회를 나갔던 14명이 확진됐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모두 20명이다.

    방역망에 접촉자 등으로 포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비격리확진' 상황이 생기면서, 이들이 지역 사회에서 광범위한 감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와 비교해 봤을 때는 감염자 규모 등에서 차이가 명확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는 51명이고, 사망자는 없다. 당시에는 2015년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직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인 6월 20일 기준 확진 환자 166명, 사망자는 25명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유행 당시에 5월 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로, 한 달이 지난 6월 1일 기준 환자 39명을 기록했다가 갑자기 폭증하면서 9월 20일까지 1만 5천여명이 감염된 사례도 있다. 상황이 종식된 다음해 3월까지 방역당국이 집계한 우리나라 사망자 수는 260명이었다.

    특히 코로나19의 특성상 전 세계적으로도 치사율은 매우 낮은 편이지만 전파성은 매우 높은 만큼,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이 장기전을 치를 각오를 하고 방역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한창훈 교수는 "장기전을 치러야 하는 것이 맞고, 지금 상황이 확대되면 2009년 당시와 비슷하게 감염자가 퍼질 수도 있다"며 "현재까지는 빠르게 대응을 잘 해 왔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 계획도 그만큼 상황에 맞게 신속하게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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