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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좁은 길…중도 놓치면 '도로 양당구도'



국회/정당

    안철수의 좁은 길…중도 놓치면 '도로 양당구도'

    독자신당 창당선언 "실용적 중도로 가겠다"
    국민의당 시즌2로 '캐스팅보트' 쥘 수 있나
    성공하면 다당제 강화, 실패하면 양당구도
    비관도 상당하지만 "4년 전보다 시간 많다"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결국 '어려운 길'을 걷기로 했다. 바른미래당 접수나 보수통합 가담 등 앞서 고려됐던 다른 선택지를 접고 독자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이다.

    일단은 거대양당의 진영논리로 벌어진 중도의 빈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을 또 꺼내 들었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찮다. 만약 실패할 경우 정치권은 도로 양당구도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 安 "진보 10%, 보수 10%, 중도가 80%"

    안 전 대표는 신당의 정치노선으로 '실용적 중도'를 내세웠다. 귀국 당시부터 거듭 밝혀온 것으로 이념이나 진영, 지역 정서 등에 기대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2일 창당 기자회견에서 "이념에 사로잡혀 그것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최선의 해결방법을 파악하고 이를 위해 대화하고 타협하는 실용적 정당"이라며 "이런 걸 두고 모호하다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진영논리 강화로 갈등이 심해졌고 상식이 무너졌다는 진단에 따른 대응이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에 진보가 10%, 보수가 10%만 남았고 나머지 80%가 중도에 속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안철수 신당'의 지향점으로는 3가지 차별점을 꼽았다. 현장 전문가와 협업하는 '네트워크 정당', 스마트폰으로 의견 수렴하는 '공유 정당', 블록체인으로 회계를 공개하는 '혁신 정당' 등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의 성공사례를 따라,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그가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한 날이었다.

    안 전 대표의 구상이 이번에도 먹힐 경우 신당은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대립할 때 대세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쥘 수 있다.

    특정 법안이나 정책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때 실용적 중도를 표방한 안철수신당을 설득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럴 경우 정치권 지형도 변화를 꾀할 수 있다. 특히 다당제 성격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으로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하드웨어'가 만들어진 데 이어 '소프트웨어' 역할을 안철수신당이 맡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한다.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 '새정치 재탕?'…비관적 전망, 극복할 수 있나

    반면 비관적 전망도 상당하다.

    '안철수 효과'라고까지 불렸던 새정치 이미지가 식상해졌고 국민의당 시절 지지를 보냈던 호남 민심도 이미 이반한 지 오래됐다는 분석이 적잖다. 안 전 대표 스스로 "어려운 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자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닿아 있다.

    안철수신당이 이런 어려움을 뚫지 못할 경우 정계 지형은 반대로 양당 구도가 뚜렷해지는 방식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좁게는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넓게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차원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통합 논의가 성과를 낸다면 보수 쪽은 그 자체로 견고해질 것이다.

    범진보 쪽에서도 당장은 적극적이진 않지만 그럴 경우 '선거 연대' 등 어떤 식으로든 똘똘 뭉치려는 구심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안 전 대표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4년 전 비슷한 시기 창당한 국민의당도 선거 전날까지 '불가능하다'는 비관이 많았지만 목표를 이루지 않았느냐"면서 "그때는 통합 이견 정리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으니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또 "중도라는 개념이 그때는 유권자들에게 어색하게 다가왔을 텐데 지금은 한 번 경험을 했으니 어느 정도 구체화 돼 있지 않냐"며 "그런 점에서 처음이 어렵지 2번째는 더 쉽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전 대표가 신당의 한계를 절감할 경우 보수통합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보수 정치인이나 보수 여론에서 그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옛 안철수계 인사들이 혁통위에 합류했다는 점을 그 역시 알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혁통위에 참석한 인사들과 별도로 연락을 하지는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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