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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 "촬영장에 가면 이상한 활력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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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인 "촬영장에 가면 이상한 활력이 생겨요"

    [노컷 인터뷰] 영화 '시동' 상필 역 정해인 ②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시동' 상필 역 배우 정해인을 만났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완전히 대세로 떠오른 배우 정해인은 2019년도 꽉 채워 보냈다. MBC 다큐멘터리 '곰' 내레이터로 연초부터 시청자를 만났고 드라마 '봄밤'에서 한지민과 호흡을 맞췄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김고은과 투톱 주연을 맡았고 '시동'(감독 최정열)에서도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라는, 본인 이름을 건 예능도 현재 방송 중이다.

    내년에 방송 예정인 드라마 '반의 반'으로 차기작도 정해졌다. 계속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해서인지 피곤한 기색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동시에 촬영하기도 했던 그는 한 달에 4~5일 정도만 쉰다고 귀띔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해인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때부터 가고 싶었던 여행을 내년에는 꼭 실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가장 열심히 질주해 온 배우 중 한 명인 정해인. 그의 원동력은 '재미'였다. 정해인은 "재미있어서 하는 일을 좋아해 주시니까 힘이 되는 것 같다"라면서도 몸과 멘탈 건강을 잘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현장의 공기부터 바꾼 배우 고두심

    정해인은 '시동'에서 할머니(고두심 분)와 같이 사는 철없는 고등학생 상필 역을 맡았다. 1972년 MBC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올해 데뷔 47년을 맞은 대선배 고두심과 함께 연기하는 것은 정해인에게도 남다른 경험이지 않았을까. 정해인은 곧장 "경이롭다. 경외심까지 들었다"라고 맞장구쳤다.

    정해인은 "제가 실제로 촬영장에서 뭐를 느꼈냐면… 그냥 한마디였다, 한마디. 액션! 하기 전부터 공기가 다르다, 세트장에 있으면. 그전에 이순재 선생님, 강부자 선생님 나오셨던 '그래, 그런거야' 때도 느꼈지만 또 한 번 느꼈다. 아우라와 에너지를. 저한테 '가지 마' 하시는데 그게 이렇게 울려서 오더라. 쳐다보는데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되게 에너지가 넘치신다. 건강하시고. 현장에서 후배들 밥도 챙겨주신다. 도시락 같은 거 싸 오셨다. 밥차가 아니라 손수 그걸 다 챙겨오셨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맛있었다"라고 부연했다.

    극중 글로벌 파이낸셜 일당으로 나오는 배우들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정해인은 마동석, 박정민과 같이 찍은 장면이 적은 건 아쉽다면서도 "저는 (윤)경호 형과 파이낸셜 브로맨스를 하기 때문에 좋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촬영장에서 의지도 많이 됐다. 너무 좋다. 사람을 되게 편안하게 해 주신다. 민재 형도 그렇고 다른 형들도 (극중에서) 무서운 일을 하지만, 배우들은 다 부드럽고 나이스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지난 10일 열린 언론 시사회 때 처음으로 '시동'을 봤다. 기술 시사 때도 일부러 가지 않았다. 일부러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첫 번째로 볼 때는 실수한 거 없나 하고 본인 연기만 보느라 즐기지 못했지만, 두 번째는 편하게 봤다. 기대한 만큼 잘 나왔는지 묻자, 정해인은 "현장에서 했던 게 그대로, 고스란히 나온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정해인은 할머니 역의 고두심, 동화 역의 윤경호와 함께 나오는 장면이 많았다. 맨 아래는 언론 시사회 당시 배우들 단체사진. 왼쪽부터 택일 역 박정민, 택일 엄마 정혜 역 염정아, 소경주 역 최성은, 동화 역 윤경호, 상필 역 정해인 (사진=외유내강, NEW 제공)

     

    택일(박정민 분)과 거석이 형(마동석 분)이 주고받는 케미스트리가 돋보인 장면이 재밌었다는 정해인은 "뺨 맞고서 날아가는 거나, 그런 표현과 묘사가 재미있었다"라고 밝혔다.

    정해인은 "촬영장에서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한 만큼 나왔고 열심히 했다. 모르겠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기 때문에 손해만 안 봤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다. 제작에 관여하신 분들, 배우분들 진짜 수백 명이 같이 달려들어서 했기 때문에 손해만 안 보자!"라며 웃었다.

    흥행 가능성을 두고도 "진짜 그건 하늘의 뜻인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제품(영화)은 다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저는 이걸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일반 관객 입장에서. 제가 만들었기 때문에 (흥행 예측이) 어려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첫 단독 예능에 '정해인'이란 이름 들어갈 줄 몰라

    정해인은 지난달 26일부터 KBS 2TV에서 방송되는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라는 예능에도 출연 중이다. 정해인과 그의 절친한 동료 배우 은종건, 임현수의 별천지 뉴욕 여행기를 그린 이 프로그램은 KBS 장수 교양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시킨 버전이다. 정해인은 출연자뿐 아니라 PD 역할도 겸한다.

    정해인은 "전 지금 그걸 보면서 제가 힐링하고, 다시 여행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10일 가서 8일 분량을 뽑아내야 하니까 일 반 여행 반이었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 관해서는 "엄청 부담이다. 제목은 저랑 전혀 상의가 안 된 부분이었다"라며 "수심이 깊어진다"라고 답해 웃음을 유발했다.

    제안이 들어왔을 때 딱 열흘 정도 여유가 있었고, 여행도 갈 겸 예능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걸어보고서'를 택했다는 정해인. 특히 본인과 친한 멤버들과 같이 가도 된다고 해서 결정했다고. 찍으면서 예능감이 전혀 없다는 걸 깨달았다는 정해인은 "예능 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걸어보고서'에 나온 장면 중 가장 화제가 된 건 정해인이 부모님과 통화하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 그 순간을 가족들과 나누고 싶었던 정해인이 영상통화를 걸었으나 각자 상황 때문에 짧게 끝났다. 부모님 반응은 어땠을까. 정해인은 "덤덤하시더라"라면서 "근데 그렇게 자세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어쨌든 그 당시에는 야경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영상통화를 했다. (요즘 방송을) 보면서 부모님이랑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정해인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지 묻자 그는 "안식처. 유일한 안식처. 진짜 그렇다.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그 자리에 있고 변하지 않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부모님이 나이 드시는 게 확실히 티가 나니까 더 생각이 많이 난다. 언제까지 튼튼하고 건강하실 수 있을지… 더 많이 붙어있고 (부모님께) 잘해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부연했다.

    정해인은 올해 자신이 주연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과 '시동'을 개봉했고, 지난달 26일부터 방송 중인 KBS2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로 첫 단독 리얼리티에 도전했다. (사진=각 제작사, KBS 제공)

     

    ◇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삶

    정해인은 2014년부터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도 눈에 띄는 배우라고 이야기가 나왔는데, 첫 주연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여기까지 올 수 있던 원동력을 묻자, 정해인은 "가장 큰 건 제가 재미있어서다. 재미있어서 하는 일을 좋아해 주시니까 힘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너무 행복하다. 주변 환경이 바뀌었을 뿐이지 그때(신인)랑 똑같다. 일단 제 연기를 봐주시는 분들이 그때보다는 많아지는 걸 느끼고 알고 있다. 그게 참 기분 좋고 감사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열심히,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평상시에 저 스스로 평가를 내리지 않는 편이에요. 과거에 비해 달라진 건, 지금 조금 더 단단해진 것? 역할이 커지다 보니까 작품을 책임지고 제 연기를 책임져야 해서 굳건해졌죠. 일단 모든 분들이 다 저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좋아해 줄 수는 없다는 것, 저는 그걸 인지하고 있어요. 주어진 것에 충분히 감사하니까 행복하더라고요. 그리고 연기를 앞으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죠. 너무 좋아요, 지금. 내일모레 촬영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 사실 힘들지만 막상 촬영장에서 연기하면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와요. 집에 가면 방전되긴 하는데 촬영장 가면 이상한 활력이 생겨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도 있고요."

    한 해에 두 편이나 주연 영화를 개봉하는 소감을 물었더니, 정해인은 "그런 분은 2층에 계시는데"라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올해 '사바하'와 '시동'을 개봉한 박정민을 이르는 말이었다. 정해인은 "제가 어느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그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정해인은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에 함께 출연한 김해숙에게 평소 조언을 듣는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정해인은 "워낙 잘 챙겨주신다. 대본도 같이 봐주시고 그랬다. 좋은 일 있을 때든 언제든 항상 생각이 난다. 전에 엄마와 해숙 선배님을 인사시켜드리기도 했다. '음악앨범' 때도 그렇고 매 시사회 찾아주시고 드라마도 보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유열의 음악앨범' 정지우 감독도 '시동' 촬영장에 커피차와 함께 등장해 정해인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연기를 10년 이상 하면 연출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과거의 발언을 언급하자 정해인은 "기도 안 찬다. 연기도 버거운데"라며 웃었다. 그는 "일단 10년 동안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그래서 선배님인 것 같다. (연기를) 지속해서 직업으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진짜 존경스럽고, 진짜 쉽지 않다. 일단 연기를 좀 해 보고 하겠다. 제가 지금 고작 6~7년차밖에 안 돼서, 한 분야에서 그래도 10년은 해 봐야…"라고 전했다.

    평소 쉴 때 집에서 그냥 가만히 있는다는 정해인이 '시동' 걸고 싶은 것은 여행이다. 올해 말에 촬영을 시작하는 차기작이 끝나면 가족 여행을 가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상상만 해도 좋네요! 마음이 건강하려면 몸도 건강해야 하더라고요." <끝>

    배우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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