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지난 2001년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인 고 이수현씨의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001년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로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의인 고 이수현씨의 추모비를 찾아 "1500년에 걸친 우호와 협력의 역사가 50년도 되지 않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22일 신오쿠보역에 있는 이수현씨 추모비를 찾아 국화꽃을 헌화한 뒤 묵념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간애는 국경도 넘는다는 것을 두 분의 의인이 실천해 보이신 것과, (그러한) 헌신의 마음을 추모하기 위해서 왔다"며 "한일 간에는 왕인 박사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1500년의 우호와 교류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 50년이 되지 않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역사를 훼손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며 "이수현 의인께서는 국경을 생각해서 몸을 던지신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몸을 던지셨다. 그런 점을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와 함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라는 이름으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표할 당시 했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일본 국회에서의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임진왜란과 식민 지배의)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고 했었다.
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뜻을 다시금 밝힌 것으로 읽혀진다.
앞서 지난 2001년 1월 26일 이수현씨와 일본인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씨는 도쿄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도쿄 신오쿠보의 한인상가를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국무총리실 제공)
이낙연 총리는 추모비 헌화에 이어 근처의 한인 상가를 찾아 우리 교민들을 격려하고 건의와 애로사항 등을 들었다.
현장에서 이 총리는 현지 교민들과 일본인들의 환영을 받으며 일본어로 "안녕하세요 여러분"이라고 인사하고 단체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동아일보 기자 시절 도쿄 특파원 경험이 있는 이 총리는 현장 상인들과 만나 "29년 전 부임했을 때 있었던 거리와 상점을 언급하며 당시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를 맞은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오영석 회장은 "30년 전 처음 가게를 시작했는데 그 동안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이번에 (남관표) 대사가 오셔서 많이 신경써주시고 민간 차원에서 교류를 많이 해서 이 거리는 많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