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포용적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대규모 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 대해 "불완전 판매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헌 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DLS 대규모 손실사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먼저 윤 원장은 준비해 온 입장문을 통해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은 고객의 위험을 부담하고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정확한 원인은 검사와 분쟁조정 등이 끝난 후에 규명되겠지만, 이번 건은 금융회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가한 것 아닌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금융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 주장처럼 은행들의 DLS 판매가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가장 먼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서 처음 인지했다"면서 "그것에 비춰 봤을 때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설명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윤 원장은 키코사태와 비교했을 때 "모양상으로 보면 옵션상품을 팔았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지만 두 개는 소스 자체가 다르다. 원인 자체가 다른 데서 발생한 문제였다"고 전제하면서도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 부분 정도 유사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DLS 상품 설계 자체가 사기적 요소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 드리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말하면서도 "가능성은 없다고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사 경영진 책임에 대해서는 "세밀한 내용을 들여다봐야 어디까지 책임이 해당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나는 저희들이 이제 검사를 할 것이니 그런 내용들이 살펴질 것이고, 분조위고 그 부분을 들여다 볼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윤 원장은 "감독자로서 책임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인력과 법적 제도라든지 하는 여건 속에서 저희들이 좀 더 잘했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그 부분도 세밀한 내용을 살펴본 뒤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23일부터 은행을 시작으로 합동 검사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분쟁 조정 신청 건에 대해서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