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 현장. (사진=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제공)
지난달 두 차례 발생한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와 관련해 환경부 등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이 관련 직원들의 업무 숙련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한화토탈과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스티렌모노머(SM)공장에는 짧게는 3년 6개월에서 29년을 근속한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이는 사고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미숙련자 투입 가능성에 대해 한화토탈 측이 반박하며 내놓았던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경력에 비해 대응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SM은 65도를 넘어서면 폭주 반응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인데 당시 직원들은 SM을 50~60도의 탱크에 일주일 가까이 방치했다.
또 당시는 노조 파업 기간으로, 한화토탈 노조는 "생산부서의 96% 이상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비노조원으로 공장에 있던 직원들 중에는 공장 운전경험은 있으나 현재는 다른 부서에 소속돼 있거나, 운전업무에서 오랜 기간 벗어나 있다 맡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합동조사단 관계자는 "공장 내에서도 단계별 업무 구분이 돼 있는 만큼 공정을 얼마나 아는지에 대해서는 면담 등을 통해 파악 중"이라며 "공장 운전 숙련도나 기술능력에 대해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BS가 보도한 '사고 전 이상현상' 발생 당시 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합동조사단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9. 5. 29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 전 공정에 문제 있었다)사고 전 SM 생산을 위해 고순도의 에틸벤젠만 들어가야 하는 설비에 '디에틸벤젠'이라는 물질이 함께 들어갔고, 디에틸벤젠이 변한 '디비닐벤젠'이 설비 문제를 야기했다.
CBS 확인 결과 정상 공정에서는 1,000ppm 정도로 나타나는 디비닐벤젠 수치가 무려 8만ppm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토탈은 설비에 문제가 생기자 임시배관을 사고 탱크와 연결했고, 유증기 유출사고로까지 이어졌다.
한화토탈 노조와 노동단체에서는 운전 미숙으로 디에틸벤젠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디에틸벤젠과 디비닐벤젠 등 불순물의 증가 원인과 직원들의 대응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에서도 당시 근로 조건을 포함해 사고 전반을 살피는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지난달 17일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로 병원을 찾은 서산시민과 근로자는 2,300여명에 달한다.
충남 서산시는 유증기 유출사고를 낸 한화토탈에 대해 "사과문 하나 게재했다고 해서 책임을 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벼워지지도 않는다"며 시민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