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차량공유서비스 '타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VCNC'의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전날에 이어 23일까지 이틀에 걸쳐 설전을 이어갔다.
전날 이 대표를 두고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이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라고 비판했던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 기조연설에서도 "핀테크와 금융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며 이 대표를 향한 목소리를 다시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산업이나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 그 부분은 잘 보다듬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통산업이나 전통산업종사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돕고 거기에 혁신산업도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최 위원장이 혁신의 승자로 지목한 스타트업 등 신산업계가 혁신의 패자로 대변되는 전통산업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통산업 종사자들의 연착륙을 돕는 역할은 신산업계가 아닌 정부가 해야 한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혁신은 혁신가 한 명 혹은 기업 하나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인프라의 도움을 받아서 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통산업을 보다듬어 주고 혁신산업은 놔두었다가 혁신산업이 잘되면 세금을 많이 걷고 독과점 산업이 되면 규제하거나 분할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혁신산업이 전통산업을 도울 게 있으면 도와야한다는 것이 제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주무부처 장관도 아닌데 제 주장을 관심있게 잘 읽어봐주셔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전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도중 "내가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며 "(이 대표가) 택시업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이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타다와 택시의 갈등 등 신산업과 전통산업의 갈등에 대해 정부는 지금까지 사실상 당사자 간 스스로 갈등을 조정하는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하며 뒷짐을 져오며 결과적으로 신산업 발전에는 장애를 초래하고 전통산업 종사자들의 연착륙을 제대로 지원하지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이 "결국 '나는 달려가는데, 왜 못 따라오느냐'라고 하는 것인데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례'와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이 대표에 대해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택시업계가 공유경제라든지 이런 혁신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크게 입는 계층인데, 이분들이 기존 법과 사회 질서 안에서 자기의 소박한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이재웅 대표는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며 "어찌되었든 새겨듣겠습니다"라고 받아쳤고,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부총리님을 비판하면 '상당히 무례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거군요. 비판하지 않아야 예의 바르고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고요"라며 "부총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최 금융위원장님께 뭐라고 말씀하실지 궁금해지네요"라고 적으며 반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했고, 이후 이재웅 대표는 "어느 시대의 부총리 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