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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우상', 겸손하고 도전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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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규 "'우상', 겸손하고 도전적인 영화"

    [노컷 인터뷰] '우상' 구명회 역 한석규 ①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우상' 구명회 역을 맡은 배우 한석규를 만났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은 언론 시사회 다음날이었던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한석규를 만났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구명회(한석규 분)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분), 사건 당일의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련화(천우희 분)가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한석규가 맡은 구명회는 '우상'에서 소신 있는 발언을 주저하지 않고, 청렴하고 겸손한 이미지로 도지사보다 인기 많은 도의원이지만 아들의 예상 못 한 사고 이후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으레 인터뷰 본 질문 전 하는 스몰 토크로 시작한 한석규의 이야기는 길게 이어졌다. 기자가 질문하면 인터뷰이가 답하는 보통의 인터뷰 방식과는 달랐다. 신기하게도 있어야 할 내용은 다 있었다.

    CBS노컷뉴스는 한석규의 이날 인터뷰를 총 8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3가지를 먼저 공개한다.

    ◇ 반응

    "제 말투를 요새 흉내 내는 후배들이 많아요. (일동 폭소) '난 왜 말을 이런 식으로 할까?' (일동 웃음) 그 친구들이 제 흉내 내는 걸 보면 그걸 들으면서 '아, 내가 저런 화술과 저런 인토네이션으로 하는 모양이구나' 그런 생각을 해 봐요. 왜 그렇게 말하게 됐나, 나는 왜 이런 말투인가. (…)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요.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건 어떤 영향을 받아서구나, 하는 거예요. 뭔가 저한테 오는 액션에 대한 반응으로 나는 이러한 표현을 하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전 인터뷰 때도 그랬는데, 저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서 연기자가 되고, '뉴 코리안 시네마', 새로운 한국 영화를 한다는 자신도 있었어요. 그게 다 능동적으로, 내가 액션을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근데 모든 게 반응이었구나! 제가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반응이었고, 새로운 한국영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반응이었고, 산다는 것 자체가 반응이라는 거죠."

    한석규가 연기한 구명회는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는 인물이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 구명회

    "구명회란 인간은 지하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반응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 반응이 전혀 건강하지 않아요. 영화 끝까지. 어느 지점에서 건강한 반응을 하면 되는데 스토리 끝까지 아픈, 아주 병자의 반응을 미친듯이 하죠. 왜 하나? 살아남기 위해서. 그래서 어저께 인터뷰 때 비겁한 인물을 해 보고 싶었다고 했잖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죽는 한이 있어도 살아남는 비겁한인물. 그런 인물을 하고 싶었어요. 그것도 어떤 반응 때문에 그걸 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웃음) '멋있지도 않은 인물을 왜 하고 싶어?'라고 하면 제 안의 여러 가지가 있겠죠. 제가 가진 이미지를 변신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예요. 조금은 있겠지만."

    ◇ 이수진 감독

    "('우상'은) 새로운 한국 영화입니다. 허허허. (웃음) '한공주'로 그렇게 고생고생하면서 영화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우상' 시나리오 딱 보니까 (웃음) 이거 영화가 완성이나 되겄나? (일동 폭소) 아니 이 사람이 참… 어렵게 작업하네. 이게 완성이 될까? 제작이 될까? (웃음) 하지만 (이수진 감독의) 그 반응이 저는 건강하다고 표현했고, 약간 돌려서 말하면 의도가 건방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겸손해. 안주하지 않고 도전적이에요. 그리고 '해야 되고', '들어봄 직한' 이야기예요. 그래서 저는 시나리오 덮고 나서 엔딩의 강렬한 인상이 있었어요. 글을 통해 봐도 강렬했어요. 그걸 전달하고 싶더라고요. 저도 뭔가 반응을 한 거죠. 공감한 거겠죠. 이수진이라는 창작자의 '한공주'라는 작품이 가진 의도가 참 괜찮았잖아요? 겸손하게, 어려운 거를 안주하지 않으면서 참 치열하게 했어요. 그게 신인 감독분들의 장점인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건다, 나의 전부를 다 건다 이거죠. 그래서 제가 신인 감독분들을 선호하나 봐요. 작업한 게 많아요."

    이수진 감독(왼쪽)과 한석규(오른쪽)가 모니터 중인 모습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진짜, 과한 것, 넘치는 걸 아주 그냥 너~무 그래 두려워해. 저 사람 왜 저렇게 넘치는 것을 엄청나게 싫어하는가? 그걸 생각해 봤어요. 그거 반응이야. 뭐에 대한 반응인데, 과한 반응이 아주 싫은 거예요. 그 사람이 왜 그럴지는 대충 알 것 같아요. (…) 이수진 감독도 영화 보면 과한 표현 그런 걸 아주 끔찍이 싫어하는 거지. 그러니 모든 게 이렇게 아주 디테일하게 아주 집요하게 삭~ 모든 퍼즐은 그 속에 다 있어요. 첫 시사 보고 속상해가지고 이수진 감독한테 '거봐 이 사람아, 내가 어느 장면에서 조금만 더 보이자고 그랬잖아' 했어요. '아닙니다, 선배님. 그 정도만 해도…' 이래요. 이수진이라는 연출자는 그런 창작자예요. 하지만 그게 잘난 척하려고 그런 게 아니지. 출발은 리얼함이고, ('우상'은) 그 결과물인 것 같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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