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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격 농구가 우리 농구" 현대모비스의 이유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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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공격 농구가 우리 농구" 현대모비스의 이유있는 변신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는 2년 전 미국 유진 전지훈련 캠프에 한 미국인 코치를 초빙했다. 그는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의 전문가였다. 공격을 마치고 수비로 전환하는 상대 팀이 수비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빈틈을 공략하는 전술 구사에 능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당시 미국인 코치가 얼리 오펜스 패턴을 만들어줬다. 스피드가 빠른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면 굳이 5대5 세트오펜스를 하지 않더라도 된다는 생각에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2004년 유재학 감독이 부임한 이래 수비 농구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새겨졌지만 2년 전부터 공격 농구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현대모비스의 변신은 최근 국제 농구의 트렌드에 편승하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수비리바운드 이후 첫 패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하고 공격 전환시 달리는 선수와 3점슛 라인 부근에 자리를 잡는 선수의 조화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2년동안 갈고 닦은 현대모비스의 새로운 공격 방식은 2018-2019시즌 초반 크게 빛을 발했다. 현대모비스는 1라운드 9경기에서 무려 평균 94.4점을 올리는 놀라운 득점 행진을 펼쳤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가드 이대성의 역할이 중요했다. 유재학 감독은 "공을 빠르게 몰고 나가는 농구를 잘하는 이대성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올시즌 평균 14.0점, 3.5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대성이 빠른 농구를 주도했다면 팀 득점의 핵심은 역시 라건아다.

    라건아는 수비시 골밑을 지키는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속공 득점을 마무리하는 플레이를 좋아한다. 주력이 좋은 빅맨이다. 세트오펜스로 전환할 때는 가장 확실한 득점 옵션이기도 하다.

    그는 2015년 현대모비스를 떠나 서울 삼성으로 이적할 때보다 기량도 더 좋아졌다. 올시즌 평균 24.4점, 14.4리바운드, 야투성공률 62.7%를 기록 중인 해결사다.

    양동근은 "라건아가 우리 팀에 있었던 3년 전까지는 중거리슛을 잘 쏘지 못했다. 동료들을 위한 공간을 더 넓혀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라건아는 "삼성에서 뛸 때 공격에서 자유를 얻었다. 이상민 감독님이 내게 '고(go)' 버튼을 줬고 다양한 공격을 해본 것이 올시즌 내 공격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공격 농구에도 고비는 있었다.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다치기 시작했다. 특히 가드 양동근과 이대성의 부상은 팀 컬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변수였다.

    유재학 감독은 "얼리 오펜스 연습을 많이 했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선수들이 힘드니까 그냥 골밑에 공을 넣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잊고 있었다. 그건 우리 농구가 아니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연습했는데 왜 실전에서 안 나오냐고 얘기했다. 양동근과 이대성이 돌아오면서 공격 전환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2018-2019시즌 프로농구의 평균 득점은 83.9점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제 70점대 후반이나 80점대 초반 수준의 점수를 올린 날 득점이 여의치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공격력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크다.

    올시즌 평균 9.5점을 올리면서 꾸준히 3.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함지훈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한다. 섀넌 쇼터는 속공에 강하고 1대1 능력이 탁월한 맞춤형 외국인선수이고 문태종과 오용준, 박경상 등은 팀 컬러상 매우 중요해진 외곽 지원을 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3점슛을 많이 던지는 팀이 아니지만 성공률은 35.1%로 리그 1위다.

    지난 9일 안방 울산에서 부산 KT에 승리, 시즌 전적 39승11패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는 4경기를 남기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현대모비스는 3쿼터까지 81득점을 올리는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고 KT를 90대79로 눌렀다.

    현대모비스는 올시즌 평균 86.9득점으로 10개 구단 중 평균 득점이 가장 높다.

    현대 농구는 '페이스(pace)'와 공간 창출 여부가 대세다. 팀마다 공격 전환 속도와 템포가 다 다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득점력 비교를 위해 100번의 공격권당 득점을 따지는 오펜시브 레이팅, 득점 효율지수를 활용한다.

    현대모비스의 올시즌 득점 효율지수는 115.8점이다. 매경기 100번의 공격을 펼친다고 가정할 때 평균 115.8점을 올릴 수 있는 득점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강력한 수비를 자랑한다. 디펜시브 레이팅, 수비 효율지수 103.1점 역시 리그 1위다. 두 기록의 차이를 '네트 레이팅(net rating)'이라고 하는데 무려 +12.7점이다.

    KBL 정규리그에서 플러스(+) 10점 이상의 '네트 레이팅'을 기록한 구단은 2012-2013시즌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을 앞세워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44승10패) 타이기록을 세웠던 서울 SK(+11.3점) 이후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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