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의 '슈퍼 루키' 박지현이 11일 오전 서울 63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스타 신인선수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 제공=WKBL)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를 모두 마친 6개 구단 선수와 감독, 구단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63컨벤션 센터에 모여 한 시즌동안 수고한 서로를 다독이며 축제의 시간을 즐겼다.
마냥 웃고 즐길 수만은 없는 이들도 있었다. 정규리그 챔피언 청주 KB스타즈와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앞둔 2,3위 아산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은 오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필승의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 정규리그 시상식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상에서 나온 주요 감독, 선수들의 말을 정리했다.
◇ "사랑해요. 안덕수"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로 외국인선수상을 받은 쏜튼(KB스타즈)은 통역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하다 마지막에 우리말로 직접 안덕수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어눌한 우리말이었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고 장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 "목표는 팬의 자부심이 되는 구단이 되는 것이다"
프런트상을 수상한 KB스타즈 장원석 사무국장은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구단 못지 않게 간절히 기다려 온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안덕수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청주 팬들은 너무 대단하다"며 우승시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 "왜 눈물이 나죠?"
스타 신인선수상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한 박지현에게 돌아갔다. 또박또박한 말투로 구단주부터 단장, 프런트를 거쳐 선수단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등 바람직한 사회 생활(?)의 본보기를 보여주던 박지현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박지현은 시상식이 끝나고 "이 상을 주신 감사한 마음과 지금까지 노력한 것에 대해 보답을 받은 것 같아 감동의 눈물이 나왔다"며 웃었다.
◇ "작년에 (박)혜진 언니가 입고 MVP를 받았던 옷입니다"
박지현은 신인선수상을 받고 "어제 옷을 입었는데 언니들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지금 입고 있는 이 옷과 귀걸이, 신발을 직접 빌려주셨다. 그래서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박지현이 입은 옷은 1년 전 팀 선배 박혜진이 MVP를 수상했던 시상식에서 입었던 옷이다.
◇ "늦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KB스타즈의 우승 주역 박지수는 만 20세3개월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MVP에 등극했다. 변연하의 종전 기록(만 20세11개월)을 깼다. 박지수는 생일이 늦어서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며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해바라기를 고르겠습니다. 꽃이 크기도 하고"
박지수는 미디어데이에서 소속팀 감독을 꽃에 비유해 달라는 진행자의 짓궂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꽃이 크다는 말은 '머리 크기가 크다'는 말로 자연스럽게 해석됐고 장내에 큰 웃음이 터졌다. 안덕수 감독도 껄껄 웃었다. 이어 박지수는 "아들 바보, 딸 바보 이런 말처럼 우리 감독님은 선수 바보"라며 설명을 덧붙였다.
◇ "(박)하나야. 너 혼자 죽어"
삼성생명의 박하나는 정규리그 막판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맞서는 각오를 말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내가 (임)영희 언니와 함께 죽어보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승부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이를 전해들은 임영희는 "언니는 아직 죽을 생각이 없고 마지막이 될 포스트시즌에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며 "플레이오프에서는 너 혼자 죽어"라는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임영희도, 박하나도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