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사법농단' 의혹 정점인 양승태(71)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2)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번 주 중 결정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을 결정한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5명들 중 임민성(28기)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 전 대법원장보다 사법시험 26기수 후배다.
임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과 직·간접적인 연고가 없고, 대법원 법원행정처 근무 경력 역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배당이 정해지면 양 전 대법원장은 이르면 다음날인 2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신병 처리 결과를 기다린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심사에 출석할 의사를 밝힌 만큼,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에서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3차례 이어진 검찰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들이 한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관계자는 "가장 심각한 핵심범죄 혐의에 대해서 단순히 지시·보고받는 걸 넘어서 직접 주도해 행동한 게 진술 등으로 확인됐다"며 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심사 결과는 이르면 23일 새벽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박 전 대법관 역시 양 전 대법원장과 같은 날 운명이 결정된다.
박병대 전 대법관 (사진=자료사진)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명재권(27기) 부장판사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새로운 혐의를 추가해 지난 18일 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법관의 첫 영장이 기각된 원인 중 하나가 '공모관계' 부분"이었다며 "관련자들을 대부분 불렀고 압수물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피고인이었던 고교 후배를 만나 사실상 법률자문을 해준 뒤 자신의 재판부에서 무죄 판결을 내린 사실을 확인하고 배당조작을 비롯한 불법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일단 박 전 대법관의 재청구 영장에,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10여 차례 무단 접속해 사건 진행 상황을 알아봐준 혐의를 포함했다.
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에게 과연 어떤 잣대를 들이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