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제 2공장 신축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의 수소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의 상용 수소전기차를 생산한 현대자동차가 사실상 수소경제에 '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간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연구개발 및 설비 확대에 총 7조 6,000억 원을 투자하고 5만 1,000명을 신규고용한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차 관련 중장기 로드맵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수소전기차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이날 충북 충주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제2공장 신축에 들어갔다. 이날 기공식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과 이시종 충북도지사,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충주 제2공장이 완공되면 2022년부터는 한 해 4만 대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생산규모의 1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030년까지 추가 투자로 생산 능력을 70만 기로 확대한다.
수소전기차 생산능력도 단계별로 대폭 강화한다. 1단계로 협력사와 함께 현재 연간 3,000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약 4배 수준인 1만 1,000대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년 간 3,000억 원을 투자하고 1,300명을 신규 고용한다. 투자를 확대하는 협력사에겐 연간 최대 44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결국 총 4단계를 거쳐 2030년까지 국내 50만 대 수소전기차 생산을 이룰 예정이며 이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 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는 약 22만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다 충주 제2공장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대량 생산하는 연료전지 시스템도 수출할 계획이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연료전지 시스템을 경쟁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선박과 철도, 지게차 등에도 팔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 연료전지가 550만 개에서 최대 650만 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는 별도로 2030년 기준 연간 약 20만 기의 연료전지 시스템 외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전지시스템 판매 사업 추진을 위해 이달 초, 기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료전지사업부 내 실급 전담조직도 만들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수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크다"며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 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