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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직장갑질지수'는 35점… 외모·학력 차별 등 갑질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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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직장갑질지수'는 35점… 외모·학력 차별 등 갑질 만연

    68개 유형별 조사… 17개 유형은 40점 넘어 '심각' 수준
    실제로 갑질 경험했다는 직장인 상당수

    1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직장인 갑질지수’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이 갑질지수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우리나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장 갑질'의 유형과 정도를 조사해 만든 '직장갑질 지수'가 100점 만점에 35점인 것으로 시민단체 조사에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9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갑질'의 정도와 수준을 수치화해 만든 '2018 대한민국 직장갑질 지수'를 공개했다.

    해당 지수는 직장갑질119가 지난 1년 동안 제보받은 2만2천여건의 사례를 바탕으로, 조사기관 '마크로빌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20~55세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총 10개 영역 68개 문항을 설문해 측정한 결과다.

    답변에 따라 '전혀 그렇지 않다'는 1점, '매우 그렇다'는 5점으로 계산됐고, 이밖에 해당 사례에 대한 실제 경험이 있는지 여부도 따로 조사됐다.

    ◇ 유형도 가지각색… "채용정보 실제와 달라", "외모나 학력, 성별 이유로 차별"

    직장갑질119 측에 따르면 갑질 68개 유형 중 17개 유형은 40점을 넘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됐다.

    "취업사이트 채용 정보가 실제로 다르다"는 응답이 47.1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시간외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지급한다"는 응답이 45.9점으로 뒤를 이었다.

    "외모나 연령, 학력,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 대우를 한다"거나 "비업무적인 행사를 강요"하고, "업무시간 외 카카오톡 등 SNS로 업무를 지시한다"는 유형에 대한 응답들도 모두 40점을 넘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다니는 직장에서 실제로 이런 차별대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직장인은 전체의 30.2%였고, 업무시간 외에 SNS로 지시를 받아 봤다는 응답도 36.9%에 달했다.

    특히 상사에게 폭언을 당하거나,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이 각각 전체의 27.6%와 14.5%에 달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 대기업·장시간 노동자 갑질 심해

    직장에서의 '갑질'이 심하다고 답한 노동자들 중에는 민간 대기업과 공공부문 그리고 5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의 갑질지수는 각각 37.5점과 35.6점을 기록했고, 52시간 이상 노동을 하는 경우에도 44.3점으로 매우 높았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 측은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 갑질 지수가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 경영과 인사조직운영 등에서 노동인권을 침해하거나 차별하는 상황이 만연하다는 뜻"이라고 주자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부소장은 "심지어 외국계 국내 대기업조차도 12개 지표에서 50점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예를 들어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한다는데, 그 파티에서 섹시한 옷을 입고 장기자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작년에도 있었고 올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있는 법도 안 지켜…'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급"

    이들은 이러한 갑질 유형들이 현행법상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규정된 조항들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우리 사회 기업조직이 헌법적 규정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0점 이상의 항목 중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항목이 7가지이기 때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돼 있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통과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예방하며,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규정하는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산업재해보상법 개정안이 의결됐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 권두섭 변호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가 불명확하다며 통과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프랑스나 캐나다 등지에서도 근로자에게 신체·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와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개정 법률안도 이와 유사하다"며 "비록 형사처벌 조항은 없지만 아무런 제어 없이 이뤄져 왔던 괴롭힘 행위가 근절될 수 있는 법이 통과되는 것만으로도 근절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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