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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 농민들 "북한 보내기 가격안정에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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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감귤 농민들 "북한 보내기 가격안정에도 도움"

    "감귤이 남북 화해와 협력의 마중물돼 기뻐"
    "수급조절통한 가격안정에 도움… 월동채소 전반으로 확대해야"

    제주 감귤. (자료사진)

     

    청와대가 북측에 감귤 200톤을 보낸 것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일부 정치인들의 심기가 편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제주 농민들은 평화도 평화지만 수급조절 차원에서 북한 감귤 보내기는 농가에 큰 도움이 되고 오히려 월동채소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며 환영한다.

    청와대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감귤 200톤을 군 수송기로 북측에 보냈다. 10kg 상자 2만개에 담아 모두 네 차례로 나눠 운반한 것이다.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북측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차원이라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에 보낸 귤 상자 속에 귤만 들어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에 보낸 귤이 어떤 탱자로 변할지 우려가 앞선다"며 "대한민국을 겁박하는 북한과의 교류에 어떤 성과가 있을지 문재인 정부에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문제제기에 정치권의 반응도 즉각 터져 나왔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대표가 너무 나갔다"며 "귤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의심한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밝히라"고 반박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상임위 회의를 갖고 "엉뚱한 물건을 과일상자에 담는 일이야 자유한국당의 전문일지 모르지만, 괜한 시비 걸기를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 당시 거액의 현금을 사과상자로 받았던 사건을 빗댄 것이다.

    민주당 제주도당도 12일 논평을 내 "제주 감귤은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 뜻이기를 염원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담아 이미 대북지원 농산물로 지원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중단됐던 것"이라며 "망언을 중단하고 제주 농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의 갑론을박에 농민들은 감귤이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 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생존권 차원에서도 북한 감귤 보내기는 꼭 필요하다고 하소연한다.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서 감귤 농장을 하는 김영하(45)씨는 "우리가 재배한 감귤이 남북 평화의 상징이 되고 화해와 협력의 마중물이 되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 감귤밭. (자료사진)

     

    제주시 조천읍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현진성(52, 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부회장)씨는 "북한 감귤 보내기가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현씨는 "일정량의 감귤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효과로 인해 가격 폭락을 막고 과잉 생산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장선상에서 제주 월동채소 전반으로 남북 교류 농산물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농민 고창덕(50, 전국농민회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씨는 "감귤 뿐만 아니라 당근과 무, 양배추 등 월동채소도 북측에 보내면 겨울철 제주의 푸른 채소가 북한 식탁에 오를 수 있고 제주 농가의 수급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씨는 "일방적 지원의 프레임을 씌울 것이 아니라 제주 농산물 교류가 제주 농업의 살 길이고 제주 농민의 살 길이라는 점에서 한번 더 생각해 달라"고 정치권에 주문했다.

    농민 강모(37)씨도 "화해와 협력이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도 크고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화에도 도움이 돼 사실 제주 농업 생존권 차원에서 북한 보내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농민들의 입장을 반영하 듯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12일 성명을 내고 "제주감귤이 남북평화를 위한 희망의 선물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제주감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겨울 먹거리를 책임지는 무, 당근, 양배추 등 월동채소도 보내고 싶다"고 했고 "북송된 귤 상자 속에는 제주농민이 흘린 땀방울과 남북 화해를 바라는 제주농민의 염원이 담겨져 있다"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비꼬았다.

    덧붙여 농민 현진성씨는 관광업계에서 근무하는 지인의 말을 들려주며 "감귤 보내기가 활성화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라산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으면 국내외에 제주를 홍보하게 돼 수천억원의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더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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