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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디젤'이 '더티디젤'로… 오락가락 정책에 소비자 분통



자동차

    '클린디젤'이 '더티디젤'로… 오락가락 정책에 소비자 분통

    참여정부에서 처음 판매 허용된 경유승용차, MB정부는 '클린디젤' 정책
    文정부, 클린디젤 공식 폐기·2030년까지 공공부문서 경유차 퇴출
    일부에선 "미세먼지 주범 따로 있어… 경유차는 억울" 주장도

     

    정부가 저공해 경유차를 선정해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던 '클린디젤'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2030년까지 공공부문 '경유차 제로화'를 추진한다.

    정부가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경유차 퇴출 정책을 예고하면서 경유차주들은 클린디젤이 더티디젤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에선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논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디젤과 작별' 선언한 정부… 업계와 시장은 이미 준비

    정부가 지난 2009년 만들어진 클린디젤 정책을 공식 폐기하기로 했다.

    저공해경유차 인정기준을 삭제함과 동시에 저공해자동차로 인정받은 경유차 95만대에 주던 주차료‧혼잡통행료 감면 등 인센티브도 폐지한다.

    공공부문에서 먼저 2020년까지 친환경차 구매비율 100%를 달성하고 내구연한이 다한 경유차는 폐차해 2030년까지 '경유차 제로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참여정부 시절 처음으로 경유 승용차 판매가 허용됐고, 이명박 정부의 '클린디젤' 정책으로 급격히 늘어난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사실상 경유차의 전 부문 퇴출을 예고한 것이다.

    정부에 앞서 이미 유럽 주요국가는 물론 업계와 시장에서도 '탈(脫) 경유차' 움직임이 크게 일어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에 따르면 영국은 2040년부터 모든 경유·휘발유 차량의 국내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경유차에는 높은 분담금도 매긴다.

    '디젤차 강국' 독일은 2030년부터 화석연료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연방 상원에서 통과됐고 프랑스도 '탄소 제로 국가'를 목표로 2040년부터 화석연료 차량 판매 금지를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가 '카본프리 아일랜드 2030' 정책을 발표하고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의 고강도 탈디젤 정책에 자동차 업계와 시장에서도 탈디젤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8월, 그랜저IG와 쏘나타 뉴라이즈, i30, 맥스크루즈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기아차도 노후 경유차를 조기폐차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소비시장도 반응했다. 특히 국내에서 디젤차 돌풍을 일으킨 수입차를 중심으로 탈디젤 움직임이 거세다. 올해 3분기까지 판매된 디젤 수입차는 전체 44.1%로 47%를 차지한 가솔린에 6년 만에 역전당했다.

    ◇ 디젤은 여전히 억울하다… "미세먼지 주범, 우리 아냐"

    클린디젤과 함께 친환경으로 홍보된 경유차가 이제는 더티디젤로 지목된 상황에서 경유차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경유차를 모는 이모 씨는 11일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원인이라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차를 몰면서도 눈치를 보게 된다"며 "각종 인센티브로 경유차를 장려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퇴출하겠다니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업계와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가 아니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 설정이 애초 잘못됐다는 것이다.

    창원대학교 정동수 기계공학부 교수는 "2014년 환경부와 수도권대기환경청의 타이어마모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경유차가 1km를 달릴 때 배출가스에서 먼지가 5㎎ 발생하는 반면 타이어 마모에 의한 먼지는 약 100㎎ 발생했다"며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배터리 무게 증가'로 인해 전기차의 타이어 마모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이 경유차의 총 발생량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당시 환경부의 '타이어 마모에 의한 비산먼지 배출량 및 위해성 조사'에 따르면 타이어 마모로 인한 수도권의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 연간 발생량은 2024년 1,833t과 1,283t에 달할 전망이다. 경유차가 아닌 자동차 타이어부터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다 경유차에서 나와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NOx(질소산화물)에 대해서도 반론이 제기됐다.

    환경부의 연구용역으로 아주대학교에서 진행된 조사에선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기여도는 PPM(1차 배출 초미세먼지)과 NH3(암모니아)가 가장 높았다"며 "NOx(질소산화물)의 경우 연평균 기여도에서 음의 값으로 모의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정부가 탈디젤을 밝힌 상황에서 경유차주들과 전문가 사이에서 미세먼지 원인 설정이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오면서 더티디젤 논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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