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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컴퓨터에 몰래 악성코드를 심어 가상화폐 채굴에 동원했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가상화폐 채굴 악성코드 유포사범 검거는 국내 첫 사례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정보보안 전문가 김모(24)씨 등 4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 등은 가상화폐 열풍이 불던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타인의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보내고, 이를 이용해 100만원 상당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당시 3만2천여개 계정에 이메일을 보내면서 첨부파일에 악성코드를 심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기업 인사담당자를 노렸으며 "이력서 지원합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에 실제 이력서처럼 꾸민 MS워드 파일을 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피해자들이 의심 없이 파일을 열어보면서 순식간에 PC 6천여대에 악성코드가 감염된 것이다.
김씨 등은 이를 이용해 가상화폐 '모네로'를 캐게 한 뒤 채굴된 코인을 한 번에 현금으로 인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화폐 모네로가 비트코인과 달리 거래내역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수행해야 하는 가상화폐 채굴에 동원된 PC들은 CPU가 50%씩 소모되는 등 컴퓨터의 성능이 저하됐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은 대부분 피해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은 가급적 열어보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혹시 CPU 점유율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걸 확인했다면 백신이나 포맷 등을 통해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