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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잃은 노동행정개혁 '말짱 도루묵'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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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일반

    갈 길 잃은 노동행정개혁 '말짱 도루묵'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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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행정개혁위 권고안, '이명박근혜' 정부 출신 장관 교체 이후 감감무소식
    현기차 불법파견 앞두고 또다시 갈팡질팡…이번엔 노동부가 칼 뽑을까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
    고용노동 분야 적폐 청산과 제도 개선을 위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권고안이 장관 교체 이후로 빛이 바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불거진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 관행대로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쥐어줄지, 아니면 사태 해결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혁위 권고안, 장관 교체 이후 감감무소식?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에서는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가 출범됐다.

    개혁위는 약 9개월의 활동 기간 동안 삼성전자서비스 등 노조무력화 사태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부당노동행위 의혹에서 노동부가 개입된 잘못된 수사관행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 15대 과제에 대한 조사 활동을 마치고 과제별로 제도 개선방안을 확정해 노동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김영주 전 장관 시절 활발하게 활동했던 개혁위의 개선방안에 대한 진척사항은 최근 이재갑 장관 교체와 맞물리면서 감감무소식이다.

    앞서 이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개혁위의 권고사항에 대해 "권고 취지를 존중해 성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지만, 각 권고안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답을 피했다.

    한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각 실국별로 내부 검토를 하고 의견을 교류하고 있지만, 향후 관련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다"며 "권고사항 가운데 상당수는 직제를 바꾸거나 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나 관계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장관의 경우 이명박 정부 시절 노동부 실·국장 및 차관을 지내며 승진을 거듭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으로 임기를 모두 채운 이른바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이 장관 본인과도 무관하지 않을 과거 노동행정의 적폐에 과연 개혁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행정의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 존중'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맞도록 노동부의 체질을 개선하려면 개혁위 권고안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제도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혁위에서 활동했던 법률사무소 새날의 김상은 변호사는 "특히 조사과정에서도 나타났지만, 국가기관이 개입해 노조무력화 공작을 벌이고, '노조 파괴' 컨설팅업체와의 유착 의혹도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에 관한 별도의 진상조사기구를 설치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청이나 이른바 '노조전문가'의 부당노동행위를 규제할 조치도 시급히 실시되야 한다"며 "아울러 근로감독에 대한 문제점으로 지적된 강제수사, 원청 사용자에 대한 처벌 등을 강화하고, 제도적으로는 부당노동행위 관련 법정형을 상향하는 입법 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기차 불법파견 앞에 갈팡질팡하는 노동부…개혁위 권고대로 달라질까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진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논란은 노동부의 개혁 의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조가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서울노동청에서 보름여 동안 농성을 벌이다 지난 7일 노동부의 교섭 중재로 농성을 해제하고 노사 교섭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노동부 김왕 근로기준정책관은 "직접고용 명령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에 기초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언론은 노동부의 중재 움직임을 놓고 "사실상 직접교섭을 통해 직접고용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보수언론으로부터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다음날 노동부는 "비정규직지회와 다시 교섭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고용노동 행정개혁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한다는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앞서 개혁위는 노동부에 제시한 권고안에서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논란에 대해 "직접고용 명령, 당사자간 협의· 중재 등 적극적인 조치를 조속히 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미 노동부는 14년 전인 2004년 현대차 사내하청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고, 이후 2010년과 2015년 대법원 판결 등에서 현대기아차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으로 보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정작 노동부는 불법파견 판정 이후 지난 14년 동안 현대기아차에 이에 대한 행정명령이나 행정처분 등을 내리지 않는 등 방관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의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동부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개혁위의 권고안을 존중하고 따른다면서도, 실제로는 행동에 나서지 않겠다며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이번에는 새로 출범한 이재갑 장관의 노동부가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으며 새로운 노동행정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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