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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슨 콘서트' 여는 박경림 "사연 좀 많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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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슨 콘서트' 여는 박경림 "사연 좀 많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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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인터뷰] 데뷔 20주년 맞은 방송인 박경림 ①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방송인 박경림 (사진=위드림컴퍼니 제공)

     

    집안 형편은 어려웠어도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산 소녀. 부모님 말고는 그에게 '넌 뭘 하고 싶니?'라고 묻지 않았지만, 내심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자기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선생님이었던 만큼, 나 역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한 반에 58명씩 열세 학급, 800여 명 가까운 친구들 앞에서 진행한 것이 인생을 확 바꿔 놓았다. 원래 사회를 보기로 했던 5학년 1반 반장이 급체를 해서 5학년 2반 반장이었던 그에게도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못 하겠다고 거절하니 선생님은 곧장 다른 반 반장에게 가려고 했고, '그럼 제가 하겠다'고 한 것이 사람들 앞에 선 시작이었다.

    심장이 터질 듯했다. "안녕하세요, 박경림입니다"라고 첫인사를 하자, 친구들이 손뼉을 쳐 주었다. 거짓말처럼 그때부터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이거 뭐지?'란 물음이 들면서도 '너무 좋았다'. 그때 정했다. 평생 마이크 잡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1990년대 인기 방송인이었던 박수홍의 팬클럽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특출난 끼를 발산하고, 1998년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로 데뷔한 후 '여성 예능인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해낸 박경림. 그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일밤', '느낌표', '동거동락', 'X맨', '박경림의 살림의 여왕', '박경림의 화려한 외출', '오! 마이 스쿨', '백점만점', '박경림의 오! 해피데이',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부모고시', '외계통신' 등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을 하며, 남 부럽지 않을 만큼 자주, 오래 마이크를 잡았다.

    그런 박경림이 이제는 자기 말을 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듣기로' 했단다. 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이화여대 삼성 홀에서 열리는 '리슨 콘서트'도 그 일환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토크 콘서트'와는 다르다. 관객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완성하는 콘서트다.

    1999년 국내 최초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고, 19년 만에 '듣기'를 내세운 '리슨 콘서트'를 준비 중인 박경림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위드림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났다.

    ◇ 잘 말하기 위해선, 우선 잘 들어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경림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크 콘서트를 시도한 인물이다. 그때만 해도 어린 마음으로 시작했다. 박경림은 "가수들은 노래로, 배우는 연기로 관객과 소통한다. 나는 방송인이니까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다 말렸다. 돈 내고 누가 네 얘기 하는 걸 들으러 오냐며. 감사하게도 잘 됐다"며 웃어 보였다.

    2014년 '新 바람난 여자들', 2015년 '잘 나가는 여자들', 2016년 '노(No)맨틱한 여자들'까지 '여자'를 앞세운 세 번의 토크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친 박경림은 올해 '리슨 콘서트'로 다시 무대에 설 예정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는 의지가 제목에서부터 보이는 이 콘서트는 어떤 모습일까.

    박경림은 "제가 20년 동안 말하는 사람으로서 지내왔다. 앞으로 내 20년은 어때야 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20년이 됐어도 말하는 게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할까.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진짜 잘 들으면, 그 사람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며 "말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듣고 싶은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아,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 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오는 10월 19일 오후 8시, 10월 20일 오후 6시, 10월 21일 오후 5시에 서울 이화여대 삼성 홀에서 열리는 박경림 '리슨 콘서트' (사진=위드림컴퍼니 제공)

     

    편견도, 고정관념도 없이 묵묵히 들어주는 것. 데뷔 20년에 맞춰 '20년'이란 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온 관객을 무대 위로 올리는 것. 누구나 소중한 어떤 삶을 다 같이 나누는 것. 그것이 '리슨 콘서트'의 지향이다.

    박경림은 "지금 좌우명이 '속단하지 말자'다. 해맑게 웃는 사람이 가장 힘든 사람일 수도 있는데, 제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속단했을까 싶더라. 이제는 감히 그럴 수가 없다. 누군가 소중한 한 사람의 생이니까. 깊이 관심을 갖고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리슨 콘서트'는 '청자' 박경림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과거 그는 누군가의 얘기를 들으면 그걸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저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직접 극장에서 눈을 보고 얘기하면 나만 그러는 게 아니구나,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하면서 유대감을 얻는 게 되게 커요.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다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아는 힘이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정말 깊이 있기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한 명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듣지 못하면 다수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겠어요. 관객들도 '듣는 게 뭔가' 하는 걸 같이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엔 (말하면서) 제 사견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얘기 듣는 순간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를 생각했다면 이제 진짜 그분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어요."

    '리슨 콘서트'는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만큼 사연이 중요하다. 사연이 많이 들어오고 있냐고 묻자 박경림은 이내 "기자님, 사연 하나만…"이라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많지는 않단다. "사연 좀 보내주세요"라는 게 그의 부탁이었다.

    ◇ 20년 돌아보니 드는 생각은… "그럴 수도 있지, 뭐"

    박경림의 경력은 화려하다. 현재까지 진행을 맡거나 고정 게스트 등으로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만 60개가 훌쩍 넘는다. 대표작 '뉴 논스톱', '귀엽거나 미치거나'뿐 아니라 '카이스트', '명성황후', '진실', '라이벌' 등 드라마에 출연했고 '재밌는 영화', '오! 해피데이', '굿바이 싱글' 등 영화에도 얼굴을 비쳤다.

    데뷔한 지 갓 3년이 된 2001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예능상을 탔고, 같은 해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받았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박경림은 어릴 적부터 꿈꿨던 미국 유학을 떠났고, 2년 동안 연기와 영어를 공부해 돌아왔다.

    이후에도 'X맨', '동안클럽'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나 인기와 위상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할 일을 찾았고, 만들었고, 해냈다. '별이 빛나는 밤에' DJ가 됐고, '두시의 데이트' 최초의 여성 DJ를 꿰찼으며, '헤어스프레이'로 뮤지컬 데뷔도 했다. 현재는 영화·드라마·가요 등 각종 연예 행사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인기 진행자로 자리매김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사회자로서 친구들 앞에 선 박경림은, 그때 '마이크를 잡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진=위드림컴퍼니 제공)

     

    데뷔 20년을 맞으면서 어떤 순간이 힘들었냐고 묻자 박경림은 "참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저만) 특별한 20년을 보냈다고 생각 안 한다. 누구라도 겪는 일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운 좋게 먼저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한 사람, 한 여성으로서 사는 삶은 평범했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방송을 한창 많이 할 때는 방송하는 분들과 어울리다 보니까 에피소드가 그쪽에서만 만들어졌다면, 결혼 후에는 남편과 아이 얘기가 전부였어요. 이제는 제가 막 더 찾아가고 싶고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요.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선택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일이냐, 가정이냐. 가정에 더 집중해야 할 때가 있고, 그러다 보니 일이 줄고. 일이 줄다 보니까 없고. 저도 아이 처음 키우다 보니까 시행착오를 겪는데 그럼 저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그럼 나 자신을 찾아보잔 생각에 공연을 했어요. 그때그때 힘든 일은 많았어요. 하지만 작년 오늘 일도 기억이 안 나잖아요? 크게 보면 영광의 순간도 있었고, 누군가가 보기엔 예전만 못한 순간도 있었겠죠. 20년 동안 고통과 기쁨 이 모든 순간이 지금에 와서는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박경림은 '고통 질량의 법칙'을 꺼냈다. 누구라도 다 겪어야 하는 만큼의 고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어려움을 견디는 그만의 방법이 있다. 바로 '늘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파도가 치면 허덕일 것인지, 서핑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는 거다.

    박경림은 "늘 더 잘 될 때 더 조심해야 하는 건데, 예전엔 몰랐다. 잘 되면 계속 잘 될 줄 알았다. 안될 때는 제가 뭘 해도 관심이 없지 않나"라며 "한동안 제가 가정에 있고 아이보다 보니까 육아 방송만 들어오더라. 그건 가족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라 거절했는데, (그 후) 방송도 잘 안 들어와서 그때 되게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계속 일을 많이 하다가 일이 끊긴 건데, 또 아나. 나중에 일이 들어올지. 언제 생길지 모르는 기회에, 꿈만 믿고 도전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서 거의 BTS 급의 스케줄로 1년 가까이를 보냈다. 그러다 보니 영화 쪽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기회가 오더라"라고 전했다. <계속>

    (노컷 인터뷰 ② '충무로 요정'-'만능 MC' 박경림 "전 아직도 목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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