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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결산④] 코트 위에서 통일 외친 감동의 여자농구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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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결산④] 코트 위에서 통일 외친 감동의 여자농구 코리아

    30일 오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단일팀과 대만의 준결승 경기에서 북측 로숙영이 임영희에게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과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운동선수나 관계자는 공식적인 기자회견이 아닌 자리에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국제 스포츠 종합 대회에서 운영하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인터뷰 수락 여부는 전적으로 선수의 자유다. 북한 선수들은 한 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말 없이 지나갈 때가 많았다.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미디어를 대하는 북한 선수들의 태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에서 남측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뛰어난 득점력으로 은메달 획득에 기여한 북측의 센터 로숙영은 대회 기간 두 차례 남측 기자들과 만났다. 단일팀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해외 취재진도 섞여 있었다.

    대회 초반 계속된 인터뷰 요청에도 말 없이 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가던 로숙영은 예선을 마치고 단일팀 코치를 통해 "4강이 끝나면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대만과의 준결승전을 마치고 약속을 지켰다.

    로숙영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패한 뒤에도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답했다, 로숙영은 남측 선수들과 함께 뛴 소감으로 "서로 힘을 합쳐 뛰니까 빨리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과 남이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다시 운동을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프로농구(WKBL)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한다고 섭섭지 마시고"라고 답하더니 "통일이 되는 걸 원하십니까? 통일이 되면 저도 그 팀에 가서 뛸 수 있고 그 팀 선수들도 우리 팀에 와서 뛸 수 있다.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단일팀의 북측 가드 장미경도 예선 기간에 조직위원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했고 "전체 인민들이 응원해주는데 힘을 받고, 경기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 은메달을 획득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 (사진 제공=INASGOC)

     



    남측 9명, 북측 3명(로숙영, 장미경, 김혜연)으로 구성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지난 7월 평양 남북통일농구 대회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됐고 8월초 진천선수촌에 처음 모여 약 한달간의 여정을 함께 했다.

    농구 코트 안에서 서먹한 남과 북은 빠르게 하나가 됐다. 영어가 많은 농구 용어를 처음에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북측 선수들은 자체 시험을 치르면서 적응을 위해 애썼다. 그러자 남측 선수들은 북측 선수들이 헷갈려 할 때 오히려 북측 농구 영어를 써가며 이해를 도왔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에 65대71로 분패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데뷔 시즌을 마치자마자 합류해 체력이 떨어져 있던 박지수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고 경기 후 아쉬움에 눈물을 참지 못했다.

    남북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고 시상식장에서 함께 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에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한 외국기자는 결승전이 끝나고 "여러분은 전세계에 희망을 보여줬다"는 말로 단일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단일팀의 주장 임영희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북측 선수들과 정말 한 가족처럼 잘 지냈다. 이제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언젠가 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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