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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잠기고, 역류하고"…물폭탄 맞은 연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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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잠기고, 역류하고"…물폭탄 맞은 연천군

    신서면 일대 저지대 주댁 17가구 침수…도로·농경지·비닐하우스 피해 잇따라

    29일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의 한 도로에서 하수도가 역류하고 있다. 28~29일 연천에는 448.5㎜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사진=고태현 기자="">

     

    "아침 7시부터에 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니 1시간 만에 집이 물에 잠겼어요. 오늘 밤은 인근에 사는 시동생 집에서 자려고 합니다."

    29일 오후 7시쯤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도신4리에 거주하는 이명옥(67·여)씨는 집으로 밀려온 물을 쓰레받이로 퍼내기 바빴다.

    거실과 주방, 안방 등 집안 곳곳에는 흙탕물이 바닥에 남아 있었고,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집기류는 비닐봉지에 담겨 평상 한켠에 가득했다.

    차탄천 변 저지대에서 36년째 살고 있는 이씨의 주택이 침수된 것은 1996년과 200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하수관이 역류해 침해 피해를 입은 이명옥씨. 이씨는 1996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침수피해를 입었다.<사진=고태현 기자="">

     

    시간당 4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야 하는 빗물이 하수관을 역류했고, 이날 오전 7시부터 집에 물이 차기 시작해 1시간 만에 집안은 온통 물바다가 됐다.

    주택 침수피해를 입은 이씨는 "지난 홍수에 비하면 이번 비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집을 대충 정리하고 시간이 늦어 오늘 밤은 인근에 사는 시동생 집에서 자려고 한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연천군에는 448㎜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신서면 도신리, 대광리, 내산리 등 차탄천 일대 저지대의 주택이 피해을 입었다.

    신서면 16가구, 장남면 1가구 등 총 17가구가 침수돼 2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도로와 농경지, 비닐하우스 피해도 잇따랐다.

    연천군 신서면에 위치한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 관리사 건물 285㎡와 차탄리 시험포장 20,042㎡, 도신리 시험포장 11,039㎡ 등이 침수됐다.

    연천읍에 거주하는 이병문(76)씨는 "차탄천에서 넘어온 물로 비닐하우스까지 잠겼다"면서 "인근 논에도 물이 도랑을 넘어와 논둑이 터지고 벼가 쓰러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천군은 9개 배수펌프장 중 6개를 가동하는 한편, 각 지역별 예찰활동과 복구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또 민방위 경보시설을 이용해 하천범람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홍보방송을 실시하고, 주민들에게 SMS 문자메시지를 보내 상황을 전파하고 있다.

    정의돌 연천군 부군수는 "차탄천 범람을 우려해 주민대피시설을 지정하고 유사시 응급구호용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내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만큼 안전사고와 시설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읍 차탄천에 건설중인 거림천교 공사 모습. 이날 경원선이 지나는 차탄천 수위는 범람 위험 수위 7m에 육박한 6.95m를 기록한 바 있다.<사진=고태현 기자="">

     

    한편, 이날 오전 경원선 연천역~전곡역 8㎞ 구간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연천읍 차탄천 차탄교 범람 위험으로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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