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전 김모씨와 친구의 모습(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대전의 택배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대학생이 감전사고를 당한 뒤 끝내 숨진 가운데 사고 장소 외 다른 곳에서도 추가 누전이 확인됐다.
고용노동청은 추가로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뒤 특별감독 기간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20일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해당 업체 측에서 부른 전기 전문가, 고용청, 안전보건공단이 전체적으로 누전 여부를 살펴보던 중 '소분류기'에서 추가 누전을 확인했다.
소분류기는 작은 배송물에 대한 분류 장치로, 이곳에서 전류가 누전되고 있는 것이 확인돼 특별감독 첫날인 지난 17일 추가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고용노동청은 전했다.
앞서 고용노동청은 대학생 김모(23)씨의 사고 장소인 5번, 6번 레일과 같은 전기를 사용하는 4번 7번 레일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처음에 부분작업중지를 내린 레일 외에 소분류기 쪽도 누전 전류가 검출돼 추가로 작업 중지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감독은 오늘까지로 예정돼있었는데, 워낙 사업장이 크고 넓고, 인원이 많아 감독 기간을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 익숙했다" 전 노동자의 증언…감전사고 예견 지적추가 누전이 확인된 가운데 "전기가 익숙했다"는 해당 물류센터 전 노동자의 증언이 나와 감전사고가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가 된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A(24)씨는 "주로 행낭장에서 마대 작업을 해왔는데 전기가 익숙했다"고 말했다.
A씨의 업무는 실내 2층 행낭장에서 마대 자루 상태에 수화물이 담겨 오면 마대를 뜯고 턴 다음 분류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A씨는 CBS취재진에게 "마대는 사람이 잡고 털다 보니 워낙 정전기가 심하게 일어나긴 하는데 쇠, 고철로 돼 있는 레일 쪽 기계에서도 (전기가)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일하면서 마대를 자르기 위해 몸을 대고 있다 보면 중간중간 (전기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며 "정확히 정전기보다는 좀 더 센 느낌이었고 (누전) 생각을 좀 했었는데 업체 측에 말해본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행낭장 쪽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다 그 느낌을 받았다"며 "그러다 보니 우리에겐 전기가 익숙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오전 4시 10분쯤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의 한 택배 물류센터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대학교 2학년 김 씨는 의식 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사고 10일 만인 지난 16일 끝내 숨졌다.
마무리 작업을 하며 주변을 치우던 김 씨는 굽혔던 허리를 펴는 과정에서 기둥에 몸이 닿으면서 감전사고를 당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이 일제히 청년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지키는 '청년 사회 상속제' 입법과 노동자의 산재 사고에 기업이 확실히 책임지도록 하는 '기업살인법' 등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