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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떠났다' 조보아 "정말 여자들 얘기여서 매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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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이 떠났다' 조보아 "정말 여자들 얘기여서 매력 있었다"

    [노컷 인터뷰] '이별이 떠났다' 정효 역 조보아 ①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 정효 역을 맡은 배우 조보아 (사진=싸이더스HQ 제공)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는 소재와 설정부터 범상치 않았다. 남편과 아들에게 외면당하며 세상과 단절을 선언한 50대 여성 서영희(채시라 분). 예상치 못한 아이가 생겨, 남자친구의 엄마가 사는 집으로 무작정 들어가는 20대 여성 정효. 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달라지는 과정을 그렸다.

    그동안 조보아는 대부분 에너지가 느껴지는 역할을 맡았다. 그중 가장 자주 주어진 것은 조금은 얄밉게 굴거나, 때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해맑음과 자기 고집이 있는 캐릭터였다. 싸가지 없다는 평을 듣는 생기발랄한 공주님('부탁해요, 엄마'), 안하무인에 성질이 까다롭고 허영심이 강한 철부지('몬스터'), 미모와 눈치로 어떻게든 가난을 벗어나고자 하는 승무원('우리집에 사는 남자'), 가진 게 많아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작가('사랑의 온도') 등.

    하지만 '이별이 떠났다'의 정효는 이제껏 만난 캐릭터와 색깔이 무척 달랐다. 초반에는 밝고 건강한 매력이 드러났지만, 임신을 하면서 아이를 어떻게 할지 연인과 갈등하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역경을 거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조보아를 만났다. 그는 배역에 몰입해 있느라 컨디션이 항상 처져 있었던 것 같다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쉽지 않은 인물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임신-출산 등 겪어보지 않은 것들을 표현하는 데 부담

    조보아는 인터뷰 초입 종영소감을 물었을 때 "이제 정말 정리하는 시간인 것 같다. 인터뷰도 오늘 마지막 날이고, 정말 떠나보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되게 아쉬우면서 시원섭섭하다"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효 역은 감정 소모가 무척 큰 편이었다. 그동안은 밝고 발랄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엔 "무게 있고 진지한 게 컸고, 소재나 설정 자체도 항상 아프고 입덧하고 임신중독증도 걸리고, 메이크업도 아프게 설정"했다. 그래서 연기하는 자신의 컨디션도 항상 처져있었다고 털어놨다.

    감정의 고저를 경험하면서 더 가라앉게 된 것은 아닌지 물었더니 "되게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고, 거기에 어려움도 많았다"면서도 "최대한 현장에서의 감정을 밖으로 안 가지고 나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출산 장면은 조보아에게도 잊지 못할 촬영이었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산모가 겪는 고통의 정점이었던 장면을 아주 생생하게 소화했다.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정말 출산하시는 분들만 하겠나. 고통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이 많이 돼서, 경험담도 많이 들었다. 너무 다행스럽게도 이질감 없이 시청하실 수 있을 정도로는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보아는 뜻하지 않게 혼전 임신을 하게 된 정효 역을 맡아, 극중에서 결혼-임신-출산을 모두 거쳤다. (사진='이별이 떠났다' 캡처)

     

    조보아는 "같이 촬영하는 선배님들께 많이 의지했던 것 같고, 작가님의 대본을 믿었다. (기존 캐릭터와 달라) 이질감이 생길까 봐 걱정했다기보다, 제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표현해야 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촬영 때마다 매번 현장 스태프 등에게 조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소재원 작가의 대본도 조보아의 든든한 무기였다. 그는 "대본을 보며 항상 느꼈던 게 모든 게 다 설명이 돼 있다는 거였다. 작가님의 의도가 잘 담겨있었다. 채시라 선배님도 대본을 정말 열심히 보시고 지문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해석하고 표현하는 걸 옆에서 보고 배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아직 연기자로서의 주체성이 다져지거나 확고한 배우는 아니라서, 저만의 스타일로 해석해서 표현하기보다는 대본에 충실히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작가님과 감독님께 의지했다"고 말했다.

    ◇ 두 '여자'의 이야기란 점에 끌려… 엄마 생각도 많이 해

    정효는 대학생이고, 남자친구인 민수와는 법적으로 부부도 아니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아이가 생겼다. 민수는 아이를 지우자고 주장했고, 정효는 새 생명을 그렇게 없앨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거기다 정효는 누구하고도 소통하려고 하지 않았던 서영희를 제 발로 찾아가기까지 한다. '예비 시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조보아는 "과연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계속 의문만 남고,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지더라. 정효의 선택이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정효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모성애라는 걸 갖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극중 20대 여성인 정효와 50대 여성인 영희는 상반된 출산관을 가지고 있었다. 영희가 오히려 결혼, 출산에 대해 회의적·비판적이었고, 정효가 전통적인 가치에 더 순응하는 기조였다. 조보아는 "자식을 다 키운 엄마와 초보자 꼬마 엄마의 갈등, 대립, 화합을 다루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이 작품 자체가 정효의 '엄마 입성기'를 보여주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조보아는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로나마 표현을 하면서 출산의 고귀함이나 아름다움, 고토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여성들의 심리를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하기도 하고, 엄마가 주제가 됐던 작품이라 엄마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보아는 극중 예비 시어머니 서영희 역을 맡은 채시라와 이른바 '워맨스'를 꾸려나갔다. 엄마 없이 아빠 밑에서만 자란 정효는 영희를 엄마라고 부르며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사진='이별이 떠났다' 캡처)

     

    그의 말대로 '이별이 떠났다'에서 중심을 잡는 건 대부분 여성이었다. 영희-정효 말고도, 영희의 남편 상진(이성재 분)과 혼외 관계에 있는 세영(정혜영 분), 자신이 겪은 고통을 딸이 되풀이하지 않길 바라는 세영의 어머니 김옥자(양희경 분), 영희와 세영을 오가며 챙겨주는 상진의 동생 희진(하시은 분) 등 여성이 주를 이뤘다.

    조보아는 영희 역의 채시라와 함께 작업한 소감을 들뜬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했다. 평소에는 워낙 편하게 대해줘서 긴장 없이 촬영했는데 막상 TV 화면으로 채시라의 연기를 보면 너무 놀란다는 것이다.

    "제 옆에 있던 선배님이셨는데, 우와… 옆에선 편했던 그 눈빛이 (화면으로 보니) 굉장히 카리스마 있고 멋있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아우라가 느껴져서 더 놀랐어요."

    "요즘 영화 쪽도 드라마도 그렇고 여성이 주체가 돼서 극을 끌고 가는 작품 자체가 별로 많지 않잖아요. ('이별이 떠났다')는 정말 여자 얘기고, 엄마들의 얘기가 많이 담겨 있어서 너무 매력 있었던 것 같아요. 워맨스를 그린 작품이었고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채시라 선배님이랑 서로 자주 감정 교류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거로 마음을 여는데 포옹할 때 느낌이 뭔가… 애틋함이 도가 지나쳐져서 살짝… (웃음) 야릇한 느낌이 났어요. 남녀 로맨스로서 볼 수 있는 사랑의 느낌이 날 때가 있어서 좀 자제해서 하자고 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하도 현장에서 채시라 선배님 졸졸 따라다니고 (눈도) 사랑이 뿅뿅해서, 그런 부분이 더 과하게 표현돼서 적당한 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계속>

    (노컷 인터뷰 ② '골목식당' 흔들리는 눈빛 조보아, 우사미 짤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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