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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이재명 = 산타클로스?



사회 일반

    [뒤끝작렬] 이재명 = 산타클로스?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시장 재임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자료사진)

     

    이재명 지사가 폭염과 매칭이 안되는 '산타클로스(산타)'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또 다시 불거진 의혹들의 부인(否認) 과정에서다. '산타'에 빗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나섰다.

    지난 7일 DMZ 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등장한 '산타'는 우리의 기억속 '선의 아이콘'과는 상반됐다. '악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산타'는 이 지사 의혹을 보도한 기사내용과 동일시 됐다.

    이 지사는 이날 "산타를 추적해 다큐를 찍는데 결론이 '상습적 야간 주거 침입자' 이렇게 만들어 내면 그건 어떻게 되냐"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산타'는 소설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소설은 이재명 의혹이 사실일지 모른다는 내용의 보도를 의미했다. 선의 아이콘 '산타'가 '상습 야간 주거 침입자'인 악의 아이콘으로 뒤바뀌는 것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오버랩 시킨셈이다.

    이 지사가 언급한 악의 아이콘 '산타'는 과거 가수 서태지의 노래에도 등장한다. 2014년 서태지는 '크리스말로윈'이란 노래를 내놨다.

    '크리스말로윈'은 크리스마스와 할로윈(Halloween)의 합성어다. Christ(빌어먹을), Malo(악인), Win (승리하는)의 합이라 한다. '빌어먹을 악한 것들이 승리한다'쯤으로 독해된다.

    이 노래는 '산타'가 등장하는 캐롤인 '울면 안돼'의 가사(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주신데. 산타는 알고계신데. 누가 착한 애인지, 나쁜 애인지…)를 재해석 했다.

    서태지 노래의 '크리스말로윈'의 시네마 버전.(사진=서태지 9집 앨범 캡처)

     

    '크리스말로윈'서 '산타'는 부정적 존재다. 노래 시작은 이렇다. '긴장해 다들 그리곤 better not cry(울면 안돼)'. '산타'는 선물을 미끼로 우는(항거하는) 아이에게 겁을 준다. 무섭고 슬프면 우는 것이 아이의 본능이지만 '울면 선물을 주지않겠다'며 본능을 통제한다. 통제에 순응하는 아이에게만 선물이 주어진다.

    '내가 값진 걸 베풀지, 너희에게 오늘 딱 하루의 꿈 TV쇼(허상)와 같이'란 노래말이 이어진다. 노래속 산타는 선물을 안겨주는 존재가 아니다. 베푸는 권력자다.

    '아직도 산타를 믿느냐, 애초부터 네 몫은 없었다'의 노랫말도 의미심장하다. 울지 말것을 강요하며 준 선물은 결국 허상이다. 산타는 선물을 풀어놓는다. 울지 않고 통제에 순응한 아이에게 '밤새 고민한 정책(선물)이 어때? 겁도주고 선물도 줄게'라고 말한다.

    아이는 결국 선물에 현혹된다. 굴뚝으로 무단침입한 '산타'의 범죄는 용서된다. '나 역시 몸만 커진채 산타가 되었어. 이젠 내 뱃살도 기름지지'란 노랫말도 섬뜩하다. '산타' 자신도 통제에 순응한 아이에서 뱃살이 오른 어른(기성세대)이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처럼 크리스마스의 전설, 선의 아이콘, 우리의 기억 속 '산타'는 서태지의 노래에서 악의 아이콘으로 각색됐다. 노래 속 '산타'는 이 지사가 기자회견서 언급한 판타지 소설로 만들어진 그것과 다르지 않다.

    노래 속 '산타'는 '갑(甲)', '절대 권력자'를 연상 시킨다. 우리의 '산타'는 울지말 것을 강요치 않았으면 한다. 우는 아이에게도 '재갈' 대신 선물을 줬으면 한다. 누가 착한지, 나쁜지를 '산타'가 결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쁜 아이에게도 선물을 줬으면 한다. 기억속 전설로 남았으면 한다. 산타의 가면(假面)은 판타지로 끝나야 한다.

    여배우 스캔들, 조폭연루설, 정신병원 강제입원설 등의 의혹이 이 지사의 말처럼 '다큐'가 아닌 '판타지'이길 도민들은 기대한다. 이 지사가 선의 아이콘, 공정하게 선물을 안기는 기억속 '산타'이길 희망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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