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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주말이면 사라지는 요양병원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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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밤과 주말이면 사라지는 요양병원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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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시장'으로 전락한 요양병원의 민낯 ④]
    밤이면 불꺼진 요양병원에서는 인적도 찾기 힘들어
    외출했는데도 '외박 수가' 대신 '일반 수가' 받는 병원들 비일비재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입원이 필요 없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 환자여서 평일 밤이나 주말이 되면 병원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CBS의 기획보도 <'인간시장'으로 전락한 요양병원의 민낯> 네 번째 순서로 밤과 주말이면 요양병원에서 사라지는 환자들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브로커 판치는 요양병원… 환자 사고 파는 '인간시장'으로 전락
    ② 요양병원 브로커 활동 무대로 전락한 국립대병원
    ③ '리베이트' 받고 팔려다니는 요양병원 환자들
    ④ 밤과 주말이면 사라지는 요양병원 환자들
    (계속)


    주말인 지난 7월 28일 밤 광주 한 요양병원. 4인실 병실이지만 병실을 지키는 환자는 없다. 일부 환자들은 환자복을 벗어둔 채 병원을 나섰다(사진=박요진 기자)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환자 상당수가 관리감독이 소홀한 시간대인 평일 밤이나 주말을 이용해 병원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이었던 7월 28일 밤 광주 광산구의 한 요양병원 4인실 병실. 4명의 환자가 입원하고 있던 병실에는 인적을 찾기 힘들고 불조차 꺼져 있다. 침대 위에 놓인 환자복은 환자들이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병원을 나섰음을 보여준다.

    약 30분 뒤 병실을 다시 찾았을 때의 상황도 마찬가지. 당시 당직 근무 중이던 간호사들조차 환자들의 행방을 모르고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주말에도 병실을 지켜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병실을 비우고 집에 가는 환자들이 많다"며 "집이 병원 근처에 있는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집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광주시 북구의 한 요양병원 주차장. 낮에는 20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지만 밤이 되자 1/3 수준으로 줄었다. 병원에 주차된 차량의 2/3 이상이 환자들의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수의 환자들이 병원을 떠나 어디론가 이동했다는 의미다. 병원 관계자는 "외출 외박을 허락받는 절차가 복잡하면 병원을 옮기겠다는 경우가 있어 환자들의 외출 외박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전남의 한 요양병원. 5명 환자 가운데 병실을 지키는 환자는 단 한 명뿐이다(사진=박요진 기자)
    평일이었던 지난달 26일 밤 전남 화순의 또 다른 요양병원의 상황도 비슷했다. 1~2명이 사용하는 상급병실 3곳 중 1곳은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병실 불이 꺼진 채 문이 닫혀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평일에도 환자가 요청할 경우 외출 외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건강보험공단의 단속이 심해지긴 했지만 외출 외박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평일 밤이나 주말이 되면 병원에서 환자들이 사라지는 현상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많은 병원보다 암 환자들이 많은 병원에서 심각했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의 경우 상당수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신체기능 저하군'(요양병원 입원 환자들은 환자 중증도에 따라 7개 군(群)으로 나뉘는데, 신체기능 저하군은 중증도가 낮아 일상생활이 가능한 단계)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요양병원에 굳이 입원하지 않아도 되는 신체기능 저하군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다 보니 병실을 비우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 심사평가원 등은 신체기능 저하군에 포함되는 암 환자의 경우 입원 치료보다는 요양시설이나 외래치료를 받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신체기능 저하군으로 평가된 환자 중 상당수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요양병원 입원을 선택하고 있다. 이처럼 입원 치료가 불필요하고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 즉 '사회적 입원' 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입원한 환자에 대한 외출이나 외박을 허가할 수 있다. 문제는 외출 외박이 잦아 환자가 입원할 필요가 없다고 의심될 때다. 특히 환자가 외출했는데도 '외박 수가'가 아닌 '일반 수가'를 병원에서 청구할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외박 수가는 일반 수가에 비해 최대 1/4 수준까지 줄어들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사실이 드러날 경우 건강보험공단은 부당이득금에 대한 환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실손보험에 가입된 환자의 경우 병원에 머물지 않은 기간에 대해서는 입원비와 식사비, 입원수당 등을 청구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허위 입원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있다는 제보 등이 접수될 경우 CCTV 영상이나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한 조사를 통해 허위 입원환자를 적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요양병원 입원 환자들은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개설해 휴대전화를 병실에 두고 외출하는 꼼수를 부리며 적발을 피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광주지원 관계자는 "환자가 외박할 경우 '일반 수가'보다 수가가 낮은 '외박 수가'를 청구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요양병원이 상당하다"며 "정기적으로 요양병원 병실을 비우는 환자는 사실상 입원이 필요 없는 경우라고 판단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을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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